호남의 선택은…與 집단복당 추진 vs 野 수혈 사활 '영끌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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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선택은…與 집단복당 추진 vs 野 수혈 사활 '영끌 전쟁'
  • 연합뉴스
  • 승인 2021.11.2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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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지지도 저조' 민주 초비상 속 대사면 카드…이재명 금주말 호남으로
윤석열 20% 돌파에 국민의힘 "호남 샤이보수 집결"…김한길·이용호 껴안기
이재명-윤석열 대선 후보 대결 (PG)사진합성·일러스트
이재명-윤석열 대선 후보 대결 (PG)
사진합성·일러스트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호남 민심 쟁탈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여권의 심장부로,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압도적인 곳이지만, 대선 본선 레이스 돌입과 함께 지역 민심이 출렁이면서 여야 공히 전략적 요충지로 삼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집토끼' 본거지인 호남 민심을 최대한 결집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진 않고 있는 지역민심의 틈새를 파고들 태세다.

지난 5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선출로 여야 대진표가 완성된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이 후보가 호남에서 윤 후보를 크게 앞서긴 하지만, 호남이 역대 대선 때마다 민주당 계열 후보에게 몰표를 보여줬던 것과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략적 투표 성향을 보여온 호남이 아직 이 후보에 대해 전폭적 지지를 보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채 관망하고 있는 유권자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사회여론조사(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성인 1천9명을 상대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호남(광주·전라)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58.1%,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20.1%를 기록했다.

KSOI가 지난 5~6일 같은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호남에서 이 후보가 53.0%, 윤 후보는 16.6%였다.

일주일 새 이 후보는 5.1%포인트, 윤 후보는 3.5%포인트 각각 상승한 것이다.

이 후보의 상승 폭이 더 크지만, 민주당 지지층이 포진한 호남에서 50%대 지지율은 실망스러운 수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지난 16~18일·전국 성인 1천명)에서는 호남에서 이 후보가 63%로 윤 후보(11%)와의 격차를 벌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아쉽다"는 반응이 다수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호남에서 90% 가량의 몰표를 받았다. 다만 2017년 대선 때에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지지표에 의해 잠식되면서 호남에서 61.9%를 득표한바 있다.

이재명, 전두환 비석 '꾹'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오전 광주 북구 망월동 5·18 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참배하기 위해 입장하며, 묘역 입구 땅에 박힌 전두환 비석을 밟고 서 있다. 이 후보는 주변에 "윤석열 후보도 여기 왔었느냐"고 물은 후 "왔어도 존경하는 분이니 (비석은) 못 밟았겠네"라고 말했다. 2021.10.22 [공동취재]
이재명, 전두환 비석 '꾹'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오전 광주 북구 망월동 5·18 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참배하기 위해 입장하며, 묘역 입구 땅에 박힌 전두환 비석을 밟고 서 있다. 이 후보는 주변에 "윤석열 후보도 여기 왔었느냐"고 물은 후 "왔어도 존경하는 분이니 (비석은) 못 밟았겠네"라고 말했다. 2021.10.22 [공동취재]

민주당은 안방인 호남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이다.

지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대거 탈당한 동교동계 호남 인사들의 집단 복당을 물밑에서 추진하는 것도 텃밭 민심을 최대한 추스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앞서 이 후보가 띄운 '당내 대사면' 제안 역시 당 외곽에 있는 호남 인사들을 향한 손짓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다음 달로 예정된 '시도당 선대위' 구성에 앞서 호남 인사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당 고위 관계자는 2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복당 조치 대상이 되는 대표 인사들은 누구인지 등 정확한 규모를 확인하고 있다"며 "주요 호남 인사들의 복당이 가시화하면 지역 민심도 모이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주말 민생투어 프로그램인 '매타버스'(매일 타는 민생버스) 3차 행선지로 호남을 유력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박 3일간 호남 구석구석을 돌며 민심을 경청, 구애전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윤석열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을 찾아 사과문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1.10 [공동취재]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을 찾아 사과문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1.10 [공동취재]

국민의힘은 '전두환 옹호' 발언 등의 악재에도 호남 지지율이 최근 20%를 돌파하자 고무된 표정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7대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음에도 호남 득표율은 한 자릿수를 넘지 못했다. 두 자릿 수 득표로 화제가 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18대 대선 호남 득표율은 10.5%였다.

국민의힘은 내친 김에 호남 지지율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영입에 공을 들이는 것도 호남 등 중원 민심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국민의힘은 호남 중진인 박주선 전 국회 부의장, 김동철 전 의원 등의 지지 선언을 끌어냈고, 최근에는 전북 남원·순창·임실 출신의 무소속 이용호 의원 영입 추진에 나선 상태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대위 내 호남 인사들의 역할 비중을 크게 하고, 향후 민생투어 일정에서도 호남에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고 했다.

기사에서 인용한 KSOI와 한국갤럽의 표본오차는 모두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KSOI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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