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반복되는 소방관 화재 순직 사고…특단대책 내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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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반복되는 소방관 화재 순직 사고…특단대책 내놓아야
  • 연합뉴스
  • 승인 2022.01.0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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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신축 공사현장 화재6일 경기도 평택시의 한 냉동창고 신축 공사현장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2022.1.6 (사진=연합뉴스)
평택 신축 공사현장 화재
6일 경기도 평택시의 한 냉동창고 신축 공사현장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2022.1.6 (사진=연합뉴스)

경기 평택시 한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 투입됐던 소방관 3명이 6일 숨진 채 발견됐다. 작년 6월 이천 덕평 물류센터 화재 사고 당시 소방관 1명이 숨진 지 불과 6개월여만이다. 소방관 순직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0년간 전국에서 순직한 소방관은 49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발생 때마다 안전 대책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지만, 공염불에 그친 게 아닌지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 평택 냉동창고 공사장 화재는 지난 5일 밤 신고가 접수됐다. 6일 오전 큰불이 잡혔다는 판단에 따라 대응 단계를 해제하기도 했지만 꺼질 듯하던 불길은 순식간에 재확산했다. 소방관들은 화재 진압 과정에서 고립됐을 것이란 추정이다. 내부 구조물이 붕괴했을 가능성이 있다. 소방관들은 가연성 물질이 산재한 위험천만한 현장에 투입됐다 숨진 것이다. 참담한 일이다. 화재는 6일 오후 19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인명 피해가 되풀이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캐고 사고를 미연에 막을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화재 인명 사고를 둘러싸고 다양한 공사 현장에서의 안전 관리 실태에서부터 총체적인 재점검이 불가피해 보인다.

소방관들이 순직한 평택 냉동창고 공사장은 1년여 년 전인 2020년 12월에도 인명 사고가 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건물 5층 천장 콘크리트가 무너지면서 작업자 3명이 숨졌다. 한 달가량 공사 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는데 안전 관리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공사가 지연되는 가운데 공기를 단축시키려 무리한 작업이 이뤄졌던 게 아닌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2020년 2월 착공 이후 근 2년간 정기 안전 점검은 단 한 차례밖에 진행되지 않았다. 2020년 4월 30여 명의 인명 피해가 난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를 계기로 진행된 예방 점검 차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작업자 3명이 숨지는 인명 사고가 난 뒤에도 안전 점검은 이뤄지지 않았다. 기초·골조 공사가 마무리됐다는 이유로 점검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한다. 너무 안일하고 무책임한 대응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심각한 안전사고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기 점검 대상에 예외를 두는 것이 온당한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자체들의 정기 점검 규정 자체에 허점이 내재해 있는지 재차 세밀하게 들여야 봐야 한다.

공사장 화재 원인과 안전 관리 실태 전반에 걸쳐 명확하게 진상을 규명하는 게 우선이다. 유사한 사고가 잇따르고 비극적인 참사가 반복돼선 안 될 일이다. 소방 당국은 화재 신축 공사장에 대해 먼저 안전 진단을 한 뒤 조만간 감식 작업 등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현재 나오지 않았다. 과거 사례에 비춰보면 안전 관리상의 미비점이 인명 사고를 초래한 주요 원인으로 꼽힌 경우가 많다. 대부분 인재 사고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공사 현장에서의 안전 수칙 준수나 위험 요인 방지 등을 위한 점검 활동을 강화해 나갈 필요성이 커진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화재 감시 체계가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법률적, 제도적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정비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재난 가능성을 예측하고 돌발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방안을 더 깊이 있게 검토해야 할 때가 왔다. 화재 현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첨단 장비를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주문도 있다. 다소간 기술적 격차가 있어 보이지만 화재 현장의 위험성을 고려한다면 드론이나 로봇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 등을 신속히 강구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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