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이 다른 나라보다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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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이 다른 나라보다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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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1.1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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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회원국 평균보다 낮아…34개국 중 23번째 비싸
가정용 대비 산업용 가격 수준은 높아…IEA 회원국 중 2위
전기요금 관련 공약 발표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연합뉴스 자료사진]
전기요금 관련 공약 발표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3일 '4월 전기요금 인상 백지화'를 공약한 가운데 당시 기자회견에 배석한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산업용과 주거용 전기요금이 거의 차이가 없다"며 "다른 나라에 비해서 산업용이 오히려 비싸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후보가 한 기자의 질문에 "우리나라가 산업용 전기가 싸기 때문에 그 덕에 발전한 부분도 있다"며 "절대적 가격이 싸냐 비싸냐가 아니라 가격을 올릴 때는 가격 상승이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답한 데 대한 보충 설명이다.

얼핏 들으면 윤 후보와 주 교수의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것처럼 보인다.

과연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싼 걸까, 비싼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낮다.

다만 해외의 경우 평균적으로 가정용 전기요금이 산업용 전기요금의 2배 정도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가정용 전기요금과 산업용 전기요금이 비슷한 수준이어서 두 요금간 격차가 매우 낮았다.

전기요금 고지서[연합뉴스TV 제공]
전기요금 고지서
[연합뉴스TV 제공]

◇ 산업용 전기요금, OECD 평균보다 낮아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OECD 산하 기구인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20년 10월 공개한 OECD 국가별 전기요금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MWh당 94.8달러(한화 약 11만2천원)로, OECD 회원국 평균(108.9달러/MWh)에 못 미쳤다.

OECD 평균을 100으로 환산했을 때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87로, OECD 36개국 중 데이터가 없는 2개국을 제외한 34개국 가운데 23위로 집계됐다.

이탈리아가 MWh당 185.1달러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비쌌고, 일본(164.3달러/MWh), 칠레(159.5달러/MWh), 영국(147.1달러/MWh), 슬로바키아(146.8달러/MWh), 독일(146.0달러/MWh)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노르웨이는 MWh당 60.0달러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쌌고, 미국(68.3달러/MWh), 스웨덴(70.5달러/MWh), 핀란드(75.5달러/MWh) 등도 싼 편이었다.

OECD 국가 전기요금 비교(2019년 시장환율 기준)[한국전력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OECD 국가 전기요금 비교(2019년 시장환율 기준)
[한국전력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국 정부 사이트(www.gov.uk)에 공개된 IEA의 산업용 전기요금 데이터를 봐도 2020년 기준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kWh당 7.36펜스(100펜스=1파운드, 한화 약 120원)를 기록해 IEA 회원국 평균인 kWh당 8.66펜스에 못 미쳤다.

이는 IEA 가입국 중 해당 연도 데이터가 존재하는 25개국 가운데 17위다. 2019년 조사 당시 산업용 전기요금이 kWh당 14.50펜스로 가장 높았던 이탈리아 등은 이번 집계에서 제외됐다.

25개국 중에서는 독일이 13.52펜스/kWh로 가장 비쌌고 일본(12.62펜스/kWh), 영국(12.26펜스/kWh) 등이 뒤를 이었다.

노르웨이가 1.57펜스/kWh로 가장 쌌고, 스웨덴(4.91펜스/kWh)과 미국(5.92펜스/kWh), 덴마크(6.01펜스/kWh) 등도 한국보다 싼 것으로 파악됐다.

전기요금 인상 (PG)일러스트
전기요금 인상 (PG)
일러스트

◇ 가정용은 OECD 최저 수준…멕시코 이어 두번째로 낮아

다른 나라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더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2019년 기준 OECD 36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 평균은 MWh당 172.8달러인 반면, 한국은 MWh당 102.4달러에 그쳤다.

OECD 평균을 100으로 놓고 보면 한국은 59에 불과한 수준이다.

독일이 MWh당 333.9달러로 가장 비쌌고, 덴마크(321.3달러/MWh), 벨기에(316.2달러/MWh), 이탈리아(289.3달러/MWh) 등의 순이었다.

한국보다 싼 국가는 멕시코(62.9달러/MWh)가 유일했다.

IEA 가입국을 대상으로 한 2020년 자료를 놓고 봐도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kWh당 8.11펜스로, 노르웨이(6.44펜스/kWh)와 터키(8.01펜스/kWh)에 이어 낮은 편에 속했다.

IEA 평균은 kWh당 16.27펜스로, 우리나라의 2배였다.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비싼 나라는 독일(26.87펜스/kWh)이었다.

전기요금 관련 공약 발표 마친 윤석열 후보[연합뉴스 자료사진]
전기요금 관련 공약 발표 마친 윤석열 후보
[연합뉴스 자료사진]

◇ 가정용 대비 산업용 전기요금 비율은 터키 이어 2위

여기까지 보면 산업용과 가정용 전기요금 모두 OECD 평균보다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주한규 교수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산업용 전기요금이 다른 나라보다 비싸다는 것은 주거용 대비 산업용 전기요금이 비싸다는 의미였다"며 "당시 기자의 질문처럼 (산업용 전기요금이) 일반 전기요금의 반값이거나 과소비를 유발할 정도로 싸지는 않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2020년 자료를 기준으로 가정용 전기요금 대비 산업용 전기요금 비율을 따져봤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IEA 회원국(조사 대상 25개국 기준) 가운데 산업용 전기요금(8펜스/kWh)과 가정용 전기요금(8.01펜스/kWh)이 사실상 같은 터키(100%)에 이어 두 번째(91%)로 가정용 대비 산업용 전기요금 비율이 높았다. 가정용과 산업용 전기요금이 거의 비슷한 셈이다.

우리나라의 가정용과 산업용 전기요금 간 격차는 kWh당 0.75펜스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국 평균 전기요금을 보면 kWh당 가정용은 16.27펜스, 산업용은 8.66펜스로 가정용 전기요금이 1.9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용과 산업용 전기요금의 격차가 큰 노르웨이와 덴마크의 경우 가정용이 산업용보다 각각 4.1배, 4.0배 비싼 것으로 분석됐다.

주한규 교수 페이스북 캡처
주한규 교수 페이스북 캡처

주 교수는 "다른 나라는 주거용은 비싸지만, 자국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산업용은 일부러 싸게 해 준다"며 "산업용 전기가 싸야 수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으니 저비용 청정에너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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