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대선 일주일 앞으로…이제 유권자 숙고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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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대선 일주일 앞으로…이제 유권자 숙고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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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3.0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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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연합뉴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연합뉴스 자료사진]

20대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양강 체제를 형성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연일 불꽃 튀는 공방을 벌이며 영혼까지 끌어모은 총력전을 펴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를 하루 앞둔 2일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혼전 양상이다. 막판 최대 변수로 지목됐던 야권 후보 단일화 이슈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물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심경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안 후보는 "중요 어젠다가 있다면 어떤 정치인이든 만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당장 4일부터 사전투표가 실시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단일화는 어려울 뿐 아니라 뒤늦은 단일화가 큰 효과를 발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변죽만 울린 단일화 기싸움으로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쌓인 터라 단일화가 이뤄진다 해도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안 후보가 나설 경우 큰 차이로 이 후보에게 패배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온 이유일 것이다.

윤-안 단일화가 무산되면서 오히려 민주당 이 후보 쪽에서 '통합정부'와 정치개혁을 내세워 '반윤 전선' 결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가 2일 후보직을 사퇴하고 이 후보 지지를 표명했고,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대선 전에 국회 본회의를 열어 선거법 등 원포인트 정치개혁 긴급 입법을 처리하자"며 "합리적으로 대화가 되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게 정치개혁 회담을 제안한다"고 했다. 양당제 혁파를 외쳐온 안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 지지자들을 흡수하기 위한 구애 전략이자, 국민의힘을 분열시키려는 노골적인 제안인 셈이다. 선거전 초반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내세워 야권의 합종연횡이 주목을 받았다면, 지금은 정치교체를 명분으로 한 여권의 합종연횡으로 지형이 바뀌었다고 봐도 무방할 지경이다. 그러나 윤-안 단일화 무산 파문에서 보듯 선거 승리만을 위한 연대나 합당, 비전과 정책을 공유하지 않은 단일화나 연합은 성사되기도 어렵고 오히려 민심의 역풍만 불러올 뿐임을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명심해야 할 것이다.

최악의 비호감 선거, 도덕성과 능력 검증의 범주를 벗어난 거칠고 사리에 어긋난 네거티브 공방을 보는 유권자들의 답답한 심경은 이전 어느 대선과도 비교할 바가 아니다. '차악을 뽑는 것이 우리의 운명이냐'는 자조 섞인 토로가 나올만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일주일 뒤 누군가를 새로운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 극심한 진영 대치로 인한 국민 분열, 신기술의 거센 파고 속에 심화하는 글로벌 경쟁, 우크라이나 사태로 가시화된 약육강식의 살벌한 신냉전 정세, 코로나 위기 극복 과제, 인구 절벽과 환경 재앙 위기 대처 등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과제와 마주해야 할 향후 5년을 누가 책임지고 이끌어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이번 선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공약과 그간 그들이 보여온 삶의 행적을 꼼꼼히 살펴 어느 후보가 진정성을 갖고 국가의 위기를 관리하고 비전을 이뤄나갈지를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 이제부터 일주일은 유권자 개개인의 숙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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