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화로 칼럼] 이재명이 진 게 아닌 '위선의 민주당'이 진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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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화로 칼럼] 이재명이 진 게 아닌 '위선의 민주당'이 진 대선
  • 광주데일리뉴스
  • 승인 2022.03.1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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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대 대선은 이재명 후보가 진 게 아니다. 위선의 '내로남불', 조국 사태, 부동산 정책 실패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선거였지만 이재명이었기에 대선 사상 최소 득표 차이(24만 7천표)인 0.73% 차이로 석패했다.

문재인 정부 차별화·정치개혁 부각 등 정치교체를 외쳤지만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냉엄한 민심의 벽을 넘지 못하고 분루를 삼키고 말았다.

광주·전남 선대위 출범식 모인 민주당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오전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이 열리고 있다. 2022.2.15 (사진=연합뉴스)
광주·전남 선대위 출범식 모인 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오전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이 열리고 있다. 2022.2.15 (사진=연합뉴스)

이 후보는 11개월 전 4·7 재·보궐 선거에서 확인된 부동산 민심이 완전히 진정되지 않은 불리한 구도 속에서 대선 선거전을 시작해 부동산 정책 실패와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하면서 '이재명의 민주당'을 선언하는 등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에 집중했다.

이후 '유능 대 무능'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워 인물론으로 정권교체론을 막으려 했지만, 민심을 완전히 돌리지 못했다.

선거전 막바지에 이뤄진 야권 단일화는 호남을 분노하게 했지만 정권교체론을 결집시켰고, 이 후보는 다당제와 개헌 등 정치개혁 의제를 부각해 대항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선거 기간 내내 정권교체 여론은 줄곧 55% 안팎 수준을 유지했다.

이재명 후보는 50%를 넘는 정권교체 여론에도 불구, 47.8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의 득표수인 1천 614만 7천738표는 촛불민심을 등에 업은 2012년 대선의 문재인 후보 1천 469만 2천632표를 넘어 민주당 출신 후보가 기록한 최다 기록이기도 하다.

광주·전남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이번 선거 전국 표심과 달리 광주에서 84.82%(83만 58표), 전남에서 86.10%(109만 4천872표)로 압도적 표를 받았다.

광주·전남은 '민주당 텃밭'임을 정치적으로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다.

민주당 조직력이 응집력을 발휘했고 전통적인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층의 표심도 흡수한 결과로 풀이된다.

선거 막판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평가받던 '윤석열·안철수 단일화'가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광주·전남 표심이 요동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국민의힘 득표율도 역대 보수정당 후보가 광주·전남에서 거둔 득표율 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윤 당선인의 광주 득표율은 12.72%(12만 4천511표), 전남 득표율은 11.44%(14만 5천549표)를 얻었다.

선거 기간 호남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전략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낸 결과였지만 지역주의 정치의 한계를 극복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어쨌든 국민의힘이 대형복합쇼핑몰 유치 등 지역 발전 공약을 제시하며 젊은층을 집중 공략한 결과다.

윤석열 지지발언 하는 송기석 위원장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광주 북구 광주역 광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광주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송기석 총괄 공동위원장이 윤석열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2.15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지지발언 하는 송기석 위원장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광주 북구 광주역 광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광주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송기석 총괄 공동위원장이 윤석열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2.15 (사진=연합뉴스)

송기석 국민의힘 광주선거대책위원회 총괄 공동위원장은 승리 후 "유권자 여러분의 현명한 선택으로 보수 정당 불모지 호남에서 드디어 변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호남이 윤석열 당선인의 진정성을 느끼고 응답한 것 아니겠느냐. 그 방향은 이제 일당 독점의 호남 정치구도를 깨고, 지역구도를 극복하자는 것"이라면서 "결국 호남이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 정치혁명의 중심지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호남의 경제가 살아나고 좋은 일자리가 넘치도록 꼭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도 "이번 대선에서 표심을 마음 깊게 받아들이고, 민주주의 초석을 놓은 역사를 존중하고 일자리와 미래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등 진정성 있게 광주·전남에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촛불 민심을 등에 업고 출범한 진보정권을 교체하면서 정치·외교,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분야에 걸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제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 지역 국회의원들이 확실한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야 할 차례다.

콘크리트 지지로 광주·전남 각각 8석을 지키며 지역구 국회의원 자격으로 지역민들에게 무얼 했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젊은층의 표가 국민의힘으로 쏠린 것에 대해 그들을 원망할 게 아니라 우리가 미래 세대에게 무슨 비전을 제시하고 희망을 주었는지 숙고하고 새로운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다당제가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2024년 총선에서 과연 호락호락 민주당 간판만 보고 지역민의 삶을 살피지 않는 후보에게 표를 줄 수 있을까 의문이 생긴다.

양당 모두 현장 속으로 더 깊이 시민을 찾아가는 발걸음이 빨라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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