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민정수석실 폐지와 특별감찰관제 부활 꼭 실천에 옮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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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민정수석실 폐지와 특별감찰관제 부활 꼭 실천에 옮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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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3.15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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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 인수위 티타임 발언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집무실에서 열린 인수위 티타임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안철수 인수위원장. 2022.3.14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당선인, 인수위 티타임 발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집무실에서 열린 인수위 티타임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안철수 인수위원장. 2022.3.14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4일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에서 사정, 정보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당선인이 이날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열린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과의 차담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일명 '사직동 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뒤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 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민정수석실을 폐지하는 대신 청와대 특별감찰관을 두고 친인척 비위를 상시 감찰하는 등 민정수석실 기능을 일정 수준 대신하는 방안을 추진할 전망이다.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실세' 민정수석실이 이제는 과거의 역사로 사라지는 모양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조국 사태'를 지켜보고, 박근혜 정부 우병우 전 수석의 국가정보원을 통한 불법사찰 비위를 기억하는 국민으로서는 민정수석실 폐지 소식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당선인의 대선 공약 중 하나다. 윤 당선인은 그동안 여러 차례 청와대 민정수석실 폐지를 언급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말 방송기자 클럽 토론회에서도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청와대부터 단속해야 하는데 본연의 기능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며 민정수석실 폐지 입장을 천명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사정업무와 인사 검증, 공직기강 등을 담당하며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핵심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민정수석실은 연속해 논란에 휩싸였다. 조국 전 민정수석이 법무부장관으로 내정된 뒤 대학입시 특혜 의혹 등이 불거지며 정국을 뜨겁게 달궜고, 검찰 개혁까지 맞물리며 진영대결·이념대결로 우리 사회는 심한 진통을 겪어야 했다. 이어 민정수석을 맡았던 김조원 전 민정수석은 '청와대 참모 1주택 보유' 권고에도 2주택을 유지하다 논란을 빚은 끝에 교체됐고, 그 뒤를 이은 김종호 전 민정수석이 4개월 만에, 신현수 전 민정수석도 임명 두 달여 만에 자리를 떴다. 김진국 전 민정수석은 아들의 부적절한 입사지원서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퇴, 수난사를 이어갔다. 이날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의 민정수석실 폐지 발언에 대해 "이는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당선인 구상의 일단을 피력한 것으로, 앞으로 인수위 논의 과정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정치개혁 어젠다 중 하나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정수석실 폐지가 이번 대선 기간 화두로 떠오른 제왕적 대통령의 폐단 해소와 새 정부의 통합정치·협치로 이어지는 큰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공정·법치·민주주의 복원, 미래먹거리, 지역균형발전, 지속가능성, 국민통합' 등 5가지 시대적 과제를 제시하면서 "당선인의 공약기반 위에서 새 국정 과제를 만들어 탄탄하고 촘촘하게 국정 청사진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혀 정치권에 투신한 지 10년여 만에 국정운영의 중심 무대에 데뷔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50%를 넘나드는 지지율을 갖고도 박원순 후보에게 야권 후보직을 양보하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이후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국민의당이란 군소정당 대표로 전락하는 등 시련을 겪은 그였다. 지난해 말 여론조사에서 한 자릿수의 지지율을 보였던 정치인 안철수는 그러나 윤석열·이재명 양강 대선 구도에서도 한때 지지율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바람을 일으켰고, 정권교체를 기치로 보수 진영 후보인 윤 당선인과 손을 잡는 승부수를 던졌다. 안 위원장은 당시 단일화를 하면서 '공정과 상식, 통합과 미래'를 주창했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국정운영의 중심인물로서의 안 위원장의 정치 인생은 이제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그가 인수위 작업을 통해 단일화 때 밝혔던 통합정부 의지를 현실에 실천하는지는 국민이 지켜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안 위원장은 첫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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