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담장은] 소통·개방 이면엔 최강 보안 가동되는 '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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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담장은] 소통·개방 이면엔 최강 보안 가동되는 '요새'
  • 연합뉴스
  • 승인 2022.03.2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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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서 백악관 경내 볼 수 있는 구조…관광객에 관저 일부도 공개
1천명 넘는 요원 투입해 경비…비행제한구역에 레이더·적외선 카메라 가동
옥상엔 최정예 저격수 배치…워싱턴DC 곳곳에 대공미사일 배치
지난 18일 백악관 방문객들과 인사 나누는 바이든 대통령[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18일 백악관 방문객들과 인사 나누는 바이든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백악관 관광객과 악수하는 미국 대통령, 그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 백악관 옥상의 저격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소통을 중시하며 집무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키로 한 가운데 미국 백악관 사례는 개방과 보안을 어떻게 접목할지 사례로 짚어볼 만하다.

백악관은 워싱턴DC 시내 한가운데 건물로 들어찬 곳에 있어 북악산을 끼고 있는 청와대에 비해 북적대고 개방형이다.

백악관 남쪽 경계 밖으로는 '내셔널 몰'로 불리는 잔디밭이 링컨 기념관과 의회 사이로 길게 뻗어있다. 동·서·북쪽으로는 백악관보다 높은 연방과 민간 건물이 둘러싸고 있다.

백악관 경계는 파이프 형태의 철제 펜스로 둘러싸여 있어 일반인들이 경내를 들여다볼 수 있게 돼 있다.

대통령이 거주하는 중앙 관저는 남쪽 펜스를 통해 멀찍이 보이는 구조여서 워싱턴을 찾는 관광객이 사진을 즐겨 찍는 곳으로 통한다.

백악관은 일반인을 위한 경내 투어도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영부인의 집무실이 있는 이스트윙(동관)을 지나 중앙 관저의 일부 공간을 엿볼 수 있는가 하면, 백악관의 주요 정원을 둘러보는 코스도 있다. 대통령이 잠자는 건물의 속살까지 부분적으로 공개할 정도로 개방성을 강조한 대목으로 볼 수 있다.

일반인을 위한 백악관 투어 코스[출처 백악관. 재판매 및 DB 금지]
일반인을 위한 백악관 투어 코스
[출처 백악관.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그 이면에는 백악관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건물'이라고 불릴 정도로 최첨단 보안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다.

백악관 경비는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SS) 소관이다. 비밀경호국은 1865년 위조화폐 근절을 위해 재무부에 설치된 법 집행기관이었다.

하지만 1901년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이 암살되는 사건이 발생한 후 대통령 경호 업무가 추가됐고, 지금은 국토안보부 소속이다.

백악관 경비는 '유니폼 지부'(Uniform Division)라고 불리는 조직이 담당한다. 비밀경호국 직원은 7천 명에 가깝지만 백악관 경비에 투입되는 인원이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다.

미 언론에선 1천 명이 넘는 인원이 투입돼 백악관 안팎을 물 샐 틈 없이 지키고 있다는 보도들이 있다.

백악관 주변 경계하는 비밀경호국 요원[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백악관 주변 경계하는 비밀경호국 요원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백악관은 세계 최강국 미국의 대통령 경호라는 이름에 걸맞게 '요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철저한 보안 장치를 두고 있다.

백악관 주변 15마일(24㎞) 이내는 비행제한 구역이다. 시내 곳곳에는 지대공미사일 발사대가 설치돼 있는데, 비행제한 규정을 어기거나 경고에 응하지 않으면 요격당할 수 있다.

백악관의 1차 보안장치는 경계를 둘러싼 철제 울타리이다. 4m가량 되는 이 펜스는 압력이 가해질 경우 특수 센서가 보안 경보를 울리게 돼 있다. 이 울타리를 넘는 이들이 자꾸 생겨나자 취해진 조처다.

관광 코스이기도 한 백악관 북쪽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를 따라 세워진 철제 울타리와 백악관의 거리는 약 95m다.

또 백악관 경내 출입구마다 설치된 초소에 근무하는 비밀경호국 직원들은 방문객 등 오가는 사람들과 차량을 검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백악관 옥상에 설치된 레이더 시스템은 백악관 단지 바깥 구역을 지속해서 감시하고 있다. 또 적외선 카메라는 미묘한 온도 변화까지 감지해 잠재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게 한다.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는 웨스트윙(서관) 지하의 상황실은 핵 폭발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특히 백악관 옥상에는 특수 제작된 무기와 장비를 다루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저격수들이 배치돼 있다. 백악관 옥상에서 이들이 서 있거나 움직이는 모습은 육안으로도 볼 수 있을 정도다.

백악관의 147개 유리창 중 집무실 등 일부 공간의 유리는 방탄 기능이 있다.

백악관 웨스트윙 옥상에 서 있는 스나이퍼들[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백악관 웨스트윙 옥상에 서 있는 스나이퍼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이렇게 이중삼중의 철옹성 같은 장치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의 보안 사고는 적지 않게 발생한다.

2015년 발간된 미 의회 보고서에 의하면 2005년부터 10년간 발생한 법 위반 사례는 미수까지 포함해 모두 104건에 달한다.

여기에는 철제 펜스를 넘어 백악관으로 진입하려 한 사례가 많고, 백악관 주변에서 총격을 가하거나 폭발물 폭파 협박도 포함된다.

2009년엔 초대받지 않은 한 부부가 백악관의 대통령 만찬장에 입장하는 일이 벌어져 보안을 둘러싼 논란을 촉발하기도 했다.

2018년 백악관 바리케이드에 충돌한 차량[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2018년 백악관 바리케이드에 충돌한 차량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 ABC방송은 백악관은 대통령 가족의 집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며 특히 비밀경호국엔 백악관이 요새 그 자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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