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화뮤지엄, '동백 하영 핀 날'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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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화뮤지엄, '동백 하영 핀 날' 전
  • 백옥란 기자
  • 승인 2022.03.2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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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만발한 날이라는 뜻의 제주도 방언 '동백 하영 핀 날' 전이 전남 강진군 청자촌 한국민화뮤지엄 생활민화관에서 열린다.

한국민화뮤지엄 오슬기 관장 기획, 김생아 민화작가 참여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4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제주도를 주제로 한 현대민화 17점을 선보인다.

김생아 작가는 제주도에 거주하면서 주위에서 만날 수 있는 자연이나 토속적인 제주 물건을 화폭에 담아낸다.

구멍이 송송 뚫린 현무암 돌담에 핀 동백, 하늘거리며 핀 야생화, 그리고 제주도의 전통적인 부엌 찬장인 살레 등을 작가 특유의 차분하면서도 서정적인 분위기로 관객에게 전한다.

전시 제목에서 '하영'은 제주도 방언으로, 해석하면 '동백 만발한 날'이 된다.

작가가 제주 곶자왈에서 마주한 현무암은 오랜 세월의 이끼를 뒤집어쓰고 괴상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돌은 제주의 집담, 밭담, 산담, 원담, 올레담 등 다양한 담의 재료가 됐다.

반듯하지도, 격식 있지도 않은 투박한 돌담 사이 빈틈을 '바람길'이라고 부른다. 제주의 돌담이 바람에도 무너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바람을 막아서는 대신 길을 내어주는 이 바람길 때문이다.

작가는 돌담에 동백이 어우러지는 겨울의 아름다운 장면을 포착해 화폭에 담았다. 전통 민화 속 괴상한 돌과 꽃이 만발한 괴석화훼도의 현대적 변용인 셈이다.

살레 문 사이로 보이는 다양한 제주 전통 공예품도 김생아 작가의 작품에 녹아 있다.

입구가 좁아 귀한 물을 흘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었던 펭, 대나무를 가늘게 포개 만든 상자형 도시락인 차롱, 투박하지만 쓰임새가 많은 메밀사발 등이다.

이번 전시는 제주 살이 속에서 마주한 사물을 따뜻하게 바라본 작가의 시각과 현대민화의 넓은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는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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