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검수완박법'이 국가와 국민에 도움되는지가 판단기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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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검수완박법'이 국가와 국민에 도움되는지가 판단기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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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4.2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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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 산회박병석 국회의장이 28일 자정께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검찰청법에 관한 필리버스터를 마친 뒤 산회를 선언하자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2022.4.28 [공동취재]
국회 본회의 산회
박병석 국회의장이 28일 자정께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검찰청법에 관한 필리버스터를 마친 뒤 산회를 선언하자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2022.4.28 [공동취재]

거대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핵심 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몰아붙이고 있다. 2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28일 0시에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면서 자동 종료됐다. 민주당이 본회의에 검찰 수사권·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을 담은 검찰청법 개정안을 상정하자 국민의힘은 입법 지연을 위해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회기 쪼개기'로 인해 28일 0시에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된 것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소집 공고를 한 새 임시국회 회기는 30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될 예정인데, 국회법에 따라 새 임시국회 첫 본회의가 열리면 검찰청법 개정안은 곧바로 표결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민주당은 30일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똑같은 프로세스를 거쳐 내달 3일 본회의에서 의결할 계획이다. 민주당에서는 검수완박 입법 완료 예정일(5월 3일)이 현 정부의 마지막 국무회의 날과 겹친 것을 두고 청와대와 일정을 조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한다. 돌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현 정부의 임기 종료 직전 검찰 수사권 분리 입법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검수완박법을 통과시킨 국회 법사위 안건조정위와 전체 회의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27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하는 등 입법 저지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반헌법적 폭거를 막을 수 있도록 헌법재판소는 조속히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검찰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민주당이 발의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내용의 위헌성을 검토하는 등 이 사안을 헌재에 가져갈 태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수완박 정국이 헌재의 판단에 따라 또 다른 분수령을 맞는 것 아닌가 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은 중앙선관위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검수완박 국민투표' 검토에 대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월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전날 장 비서실장은 민주당의 검수완박법 강행 추진을 비판하며 윤 당선인 취임 후 6·1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통해 국민에게 직접 의사를 묻는 방안을 검토해 윤 당선인에게 보고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중앙선관위는 '현행 규정상으로는 투표인 명부 작성이 안 돼 국민투표 실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재외국민의 참여를 제한하는 국민투표법 제14조 제1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있었던 만큼 관련 법 개정 전에는 국민투표가 어렵다는 것이다. 장 비서실장은 이에 대해 "선관위에서 안건을 상정해 합의를 거쳤나. 일방적으로 그게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국민투표 띄우기 여론전에 들어갔다고 한다.

오는 5월 10일 새 정부의 출범을 앞둔 가운데 여야가 검수완박을 놓고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 검수완박이 정치권의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끌어들이며 여야가 온통 힘겨루기만 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으니 걱정이다. 여야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무엇이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길인지 돌아보기 바란다. 지금처럼 여야가 상대방을 비난하며 갈등 양상만을 보인다면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감을 증폭시킬 뿐이다. 국민은 눈앞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진정 민생과 국가 통합을 위해 노력하는 '큰 정치'를 바란다. 정치에선 지는 게 곧 이기는 것일 수도, 이기는 것이 지는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을 곱씹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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