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천변길과 푸른길은 산소통 같은 역할을 한다. 너무 멀어 가지 못하는 올레길 대신 언제나 바로 찾아갈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4차 혁명시대는 걷기가 더 필요한 시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은 걷기를 줄인다. 두 발로 서서 걷는 동물이 걷지 않으면 위장, 심장, 머리도 잘 움직이지 못해 문제가 생긴다. 걸으면 두 발이 의사가 되고 간호사가 돼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다.
걷기는 몸을 움직이고 마음도 움직인다. 나의 마음은 나의 다리와 함께 작동한다. 멈춰 있을 때는 생각에 잠기지 못한다. 반드시 몸을 움직여야만 머리가 잘 돌아간다. 자연회귀를 주창했던 루소의 말이다.
사색을 좋아하는 철학자들은 걷기를 유난히 즐긴다. 작가이자 자연주의 철학자 소로도 매일매일 콩코드 교외를 걸었다. 루소처럼 소로 역시 다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명료하게 사고하지 못했다. 루소가 명상에 빠졌다면 소로는 어슬렁거렸다. 소로는 허리를 굽혀서 두 다리 사이로 뒤집어진 세상을 보며 감탄했다. 세상을 뒤집으면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다고 에릭 와이너는 기술했다.
대한민국처럼 걷기 좋은 길들이 널려있는 나라가 있을까. 우리는 매일매일 걷는 바른 길, 옳은 길인 내 길을 걷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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