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칼럼] '다시 태어나도 교직' 3명 중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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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칼럼] '다시 태어나도 교직' 3명 중 1명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2.05.15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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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운리중학교 선생님들이 지난 12~13일 등굣길에 제41회 스승의 날을 맞이해 ‘사랑하는 제자들, 힘내자 으라차찻’ 행사를 하고 있다.
광주 운리중학교 선생님들이 지난 12~13일 등굣길에 제41회 스승의 날을 맞이해 ‘사랑하는 제자들, 힘내자 으라차찻’ 행사를 하고 있다.

전통의 미국 명문인 한 고등학교는 오직 성적만 중시하고 엄격한 규율이 학생들을 숨 막히게 한다. 우리나라 학교에도 익숙한 풍경이다.

이 학교에 새로 부임한 영어 교사 존 키팅은 첫 시간부터 '카르페 디엠'(carpe diem, 오늘을 즐겨라)을 외치며 파격적인 수업방식으로 학생들에게 충격을 준다. 야외에서 수업을 하고, 자신을 '캡틴'(대장)으로 불러도 좋다고 한다.

처음에 학생들은 키팅을 이상한 사람으로 여기지만 점차 그에게 끌린다. 학교 규율을 어기고 서클에 참여하고 키팅을 통해 참된 인생이 무엇인지 느끼게 된다.

키팅은 입시에 집착하는 학생들에게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한다.

1990년 개봉한 '죽은 시인의 사회' 영화의 주요 내용이다.

전교조 1세대가 대학에 들어간 해에 개봉한 이 영화는 입시 교육에 찌든 우리들의 모습과 오버랩되며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영화 속 키팅은 참된 스승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온몸으로 보여준다.

스승의 날은 교권 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해 교원의 사기를 진작하고 사회적 지위를 향상하기 위해 지정된 날이다.

올해로 41회째를 맞았지만 스승의 날의 역사는 1958년부터 병중에 있거나 퇴직한 선생님을 찾아가 인사를 하던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한다.

교사의 권위가 무너졌다는 말이 오래전부터 들려온다. 학생이나 학부모가 교사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하거나 손찌검을 하는 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다. 학생들은 손에서 책을 놓았고 교사들은 가르치기를 포기했다는 이야기도 오래됐다. 이런 교육 현장의 파행이 어느 하나만의 탓은 아닐 것이다.

영화 속에는 존경할만한 스승이 많이 나온다. '빌리 엘리어트'에서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고 꿈을 키워주는 무용 교사 윌킨슨, '굿 윌 헌팅'에서 천재이지만 어린 시절 상처로 인해 세상에 마음을 열지 못하는 윌을 돕는 숀 교수 등이 그들이다.

이렇듯 가슴으로 품어주고 참된 가르침을 전하는 스승이 영화 속에만 존재하는 건 분명 아닐 것이다.

스승의 날인 15일 교사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총이 최근 전국 남녀 교원 8천431명을 대상으로 '교원 인식 설문조사'에서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선택하겠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한 응답자는 29.9%에 그쳤다.

교총에 의하면 이 질문에 긍정 응답률이 30%에 못 미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한다. 직무 만족도는 33.6%로 6년 전(70.2%)의 절반 수준까지 내렸고, '사기가 떨어졌다'는 답변은 78.7%에 달했다.

교사들이 스승의 날을 반가워하지 않는 이유는 시대적, 사회적 변화 때문이기도 하다.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일상이 된 사회에서 교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양해졌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교사가 곧 스승'이라는 도식에 얽매여 있는 것도 쓸쓸한 스승의 날을 맞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 않을까.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 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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