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칼럼] "그 사람이 그 사람"…유권자 외면 사전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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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칼럼] "그 사람이 그 사람"…유권자 외면 사전투표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2.05.3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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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최고령 118세 할머니도 사전투표6·1 지방선거 사전투표 마지막날인 28일 오전 광주 북구 문흥1동 사전투표소에서 광주 최고령 유권자인 박명순(118) 할머니가 투표를 하고 있다. 2022.5.28 [광주 북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 최고령 118세 할머니도 사전투표
6·1 지방선거 사전투표 마지막날인 28일 오전 광주 북구 문흥1동 사전투표소에서 광주 최고령 유권자인 박명순(118) 할머니가 투표를 하고 있다. 2022.5.28 [광주 북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나를 위해 내 자식과 손주들을 위해, 더 나은 광주를 위해 발로 뛸 일꾼 뽑아야지요."

고민을 거듭하다가 사전투표소에 나왔다는 한 시민의 한숨과 함께 나온 탄식이다.

지난 주말 6·1 지방선거 사전투표소는 인적이 드문드문해 지난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때와 달리 대기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7일 오전 광주 한 사전투표소는 출근길에 한 표를 던진 일부 직장인을 제외하곤 사전투표일이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유권자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부 시민들은 무관심을 방증하기라도 하듯 등본을 떼러 왔다가 기왕 온 김에 투표했다고 했다.

그늘 아래에서 부채질로 더위를 식히던 한 시민은 "뽑아봤자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 투표하지 않겠다"며 "대선 때는 투표했지만 이번에는 누가 출마한지도 모르겠고 시끄럽기만 해 관심도 없다"며 고개를 돌렸다.

이런 현상은 대선 패배 상실감에 민주당 독주 체제가 낳은 결과로 풀이된다.

광주가 특히 민주당 초강세 속에서 비민주당 후보들이 대거 출마를 포기하거나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실제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광주 사전투표율은 23.65%로 전국 사전투표율(20.14%)보다 높을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당시 광주는 민주당을 비롯해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은 물론 자유한국당, 정의당, 민중당에 무소속 후보들까지 대거 출마하면서 유권자들의 투표 의지를 끌어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강한 지지세로 인해 비민주당 정당들이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후보를 거의 내지 못해 무투표 당선자가 속출했다.

광산구청장을 비롯해 광역의원 11명이 '무투표 당선' 바람에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향할 동기가 사라진 것.

국민의힘이 그나마 단체장 후보를 냈지만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남은 직전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23.65% 대비 7.39%p 상승했다.

광주와 마찬가지로 민주당 초강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민주당 공천 불만으로 무소속 출마자가 러시를 이루면서 민주당 후보 당선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의 '투표 효능감'이 높은 상황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거나 현직 단체장과 민주당 후보가 맞붙으며 '격전지'로 분류된 지역에서는 사전투표율 40%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의 공천 잡음과 양당으로 극단화한 현상이 사전투표율이 낮은 결과다.

사전투표에서 지방선거에 대한 지역민의 무심함이 드러났지만 '미래세대'를 위해 꼭 투표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한 시민도 더러 있었다.

독점정치는 냉소와 무관심만 커질 뿐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지방자치는 바로 설 수 없다. 기울어진 독점 공천은 유능한 일꾼의 참여 기회를 막으면서 부작용만 양산한다.

이런 지방선거 해야 하나 싶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선 지방선거에 관심을 가지고 투표하는 게 마땅하다.

어떤 상황이라 하더라도 주권자로서 투표에 참여해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상호 견제하고 다양한 이해를 조율하고 통합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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