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검찰 쏠림' 우려된다, 공직인선 시야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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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검찰 쏠림' 우려된다, 공직인선 시야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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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0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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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에 경례하는 윤석열 대통령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왼쪽은 한덕수 총리, 오른쪽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2022.5.26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기에 경례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왼쪽은 한덕수 총리, 오른쪽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2022.5.26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통령실과 내각 등 권력기관 요직에 검찰 출신 인사들을 대거 배치한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조상준 전 서울고검 차장검사를,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박성근 전 서울고검 검사를 각각 임명했다. 국정원 기조실장은 조직과 인사, 예산을 관장하는 사실상 국정원 내 2인자이다. 조 실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에서 대검 형사부장으로서 당시 윤 총장을 보좌했으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관련 수사를 받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변호인으로도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검찰 라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이다. 박 실장도 검찰 내 공안·기획통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윤 대통령이 '검찰 편향'에 대한 항간의 우려에 크게 개의치 않는 인사 행보를 고수함에 따라 시비는 계속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초대 내각과 대통령실 등의 요직 인선에서 검찰 출신을 전진 배치했다. 최측근인 한동훈 전 검사장을 법무부 장관에 발탁한 데 이어 차관에도 측근인 이노공 전 성남지청장을 임명했다. 대통령실에는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과 주진우 법률비서관, 복두규 인사기획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윤재순 총무비서관, 강의구 부속실장 등이 모두 검찰 출신이다. 윤 대통령의 검사 재직 당시 함께 일했던 부하 중 능력이 검증된 인사들이 중용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민정수석실을 없애고 인사 검증 기능을 법무부로 이관한 것과 맞물려 공직 후보자 인사 추천과 검증을 검찰 출신이 사실상 장악하는 전례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장도 검찰 출신인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인 강 교수는 1997년 성남지청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근무한 사이라고 한다. 이로써 법무와 수사, 인사, 검증에 더해 국정원과 공정위 등 주요 권력기관을 검찰 출신이 동시에 지휘하게 된 것이다. 검증 과정에서 수집된 정보가 자칫 수사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우리나라에 쓸만한 인재는 검사들밖에 없나"라며 "윤 대통령이 검찰의 권력기관 장악 완결을 선언했다. 지방선거 승리에 도취해 검찰 공화국을 향한 본색을 노골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청해야 할 지적이다. 윤 대통령이 검찰에서 인연을 맺은 인재들을 요직에 배치하는 것 자체를 무조건 백안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인사에는 능력주의와 효율성 외에도 다양성과 탕평, 전문성, 도덕성 등의 요소가 두루 고려돼야 한다. 이는 권력기관 간 상호견제와 검증을 바탕으로 이뤄질 수 있다. '검찰 공화국' 운운의 시비가 이는 상황은 우려스럽다는 점을 윤 대통령은 유념하기를 바란다.

윤 대통령의 첫 조각 인선은 '서오남(서울대, 50대 이상, 남성)' 시비에 휘말렸다. 여성은 국무총리를 포함해 전체 19명의 국무위원 중 3명, 차관(급) 41명 중 2명뿐이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모두 여성으로 낙점한 것은 상당한 후폭풍을 겪은 뒤다. 인사는 만사라고 한다. 대통령의 인사가 진정성을 의심받고 거듭 시비에 휘말리면 국정운영에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지방선거의 압승으로 윤 대통령으로서는 다소 여유가 생겼다. '같이 일해본 사람 중 능력 있는 사람을 쓴다'는 평가를 받는 인선 스타일에 과감한 변화를 줄 필요가 생긴 것이다. 시야를 넓혀 다양한 인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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