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봉인 떼는 한동훈…검찰 직접수사 기능·부서명 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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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봉인 떼는 한동훈…검찰 직접수사 기능·부서명 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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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08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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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부 업무 제한 없애…수사조직 설치 시 장관 승인 조항도 폐지
중앙지검 부서 이름도 과거로 회귀…중점검찰청에 전담부서 설치
정부서울청사 나서는 한동훈 장관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 회의에 참석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2.6.8 (사진=연합뉴스)
정부서울청사 나서는 한동훈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 회의에 참석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2.6.8 (사진=연합뉴스)

법무부가 특정 부서로 제한된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되살리고 전담부서 이름을 바꾸는 조직개편을 추진한다.

문재인 정권에서 '검찰 개혁'이란 이름으로 추진됐던 여러 조치 중 부작용이 드러난 것들을 되돌리고, 검찰 수사역량과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최근 이 같은 검찰 조직개편의 취지와 구체적 내용을 담은 공문을 대검찰청과 일선 청에 보내 의견을 수렴 중이다.

법무부는 우선 수사 임시조직 설치 시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제 21조 1항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 조항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재임 기간인 2020년 검찰의 직접 수사를 축소하는 차원에서 신설됐다.

법무부는 이 조항이 수사 초기부터 법무부 장관이 수사팀 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를 만들어 부당한 수사 개입 논란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해당 조항을 삭제하고 검찰이 외부 영향 없이 수사팀을 구성·운영하도록 해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출근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2022.6.8 (사진=연합뉴스)
출근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2022.6.8 (사진=연합뉴스)

법무부 관계자는 "지난 정권 때 검찰 수사를 막으려고 법무부 장관 권한을 너무 강화해 놨는데, 그걸 돌려놓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형사부 업무를 제한한 규정도 개편된다. 현행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형사부 분장 사무는 ▲ 사법경찰관 등 송치 또는 기록 송부 사건 ▲ 경제범죄 고소 사건 ▲ 경찰 공무원이 범한 범죄사건 등으로 제한됐다.

검찰청법에 규정된 중요범죄에 대한 수사 개시 사건은 형사말(末)부에서만 검찰총장 승인을 받아 수사할 수 있도록 명시됐다.

법무부는 이전 정권에서 시행된 이러한 규정이 형사부의 부서별 전문성과 노하우를 활용하지 못하게 만들어 국민 기본권 보호에 역행한다고 판단했다.

모든 수사 개시 사건을 사전에 검찰총장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적시에 수사에 착수하지 못하거나 증거인멸·범인 도피 가능성이 높아지는 폐해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법무부는 종전과 같이 모든 형사부에서 중요범죄 단서를 발견한 경우 수사를 개시할 수 있도록 형사부 분장 사무를 재정비하기로 했다. 과거처럼 사건 인지를 통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준 셈이다.

반부패·공공 수사 등 전담 부서가 없는 일선 지청의 형사부 분장사무에 해당 부서의 분장 사무를 병기하고 기관장 재량에 따라 탄력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바꾸기로 했다.

2020년 1월 직제개편 전 서울중앙지검 부서안내판. 현재 반부패·강력수사부의 전신인 반부패수사부의 명칭이 보인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0년 1월 직제개편 전 서울중앙지검 부서안내판
현재 반부패·강력수사부의 전신인 반부패수사부의 명칭이 보인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형사부로 변경된 일선 청 전문부서의 기능과 부서명을 되살리는 작업도 추진된다.

법무부는 2019년 10월 이후 현재까지 70%가량의 직접 수사부서가 형사부·공판부로 전환됐으나, 전환된 부서에서도 기존 전문부서의 기능을 여전히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각 부서의 기능과 전담을 고려해 차장 산하 부서를 균형 있게 재배치하고, 전문성을 드러낼 수 있는 적절한 부서명을 사용해 전문분야 범죄를 제대로 수사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의 경우 형사10부를 공공수사3부로, 형사11부를 국제범죄수사부로, 형사12부를 정보·기술범죄수사부로 변경할 예정이다. 반부패·강력수사부 역시 반부패수사부로 개편되고, 강력부를 부활시키는 방안도 개편안에 포함됐다.

공판부를 각 차장 산하에 균형적으로 배치하고, 인권보호담당관은 폐지하는 내용도 담겼다.

중앙지검 외에도 지검별 전문 부서와 중점검찰청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부서 개편도 이뤄진다.

서울동부지검의 사이버범죄형사부는 사이버범죄수사부로, 서울북부지검의 조세범죄형사부는 조사범죄조사부로, 서울서부지검의 식품의약범죄형사부는 식품의약범죄조사부로 각각 변경된다.

인천지검의 외사범죄형사부는 국제범죄수사부로, 수원지검의 방위산업·산업기술 범죄형사부는 방위산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로, 부산지검의 공공·외사수사부는 공공·국제범죄수사부로, 대구지검의 강력범죄형사부는 강력범죄수사부로 각각 바뀐다.

중점검찰청으로 지정된 지검 중 해당 중점분야에 대응하는 전담부서가 설치되지 않은 의정부지검에는 환경범죄조사부가 신설된다.

법무부는 대검과 일선 청의 의견 조회를 마친 후 법제처와 행정안전부의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이달 말 국무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검찰 인사 역시 직제개편 시행에 맞춰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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