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조용한 내조' 넘어선 김 여사 활동, 체계적으로 관리돼야
상태바
[연합시론] '조용한 내조' 넘어선 김 여사 활동, 체계적으로 관리돼야
  • 광주데일리뉴스
  • 승인 2022.06.15 17: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하는 김건희 여사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2022.6.13 (사진=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하는 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2022.6.13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한 자리에 '십년지기'를 대동했다. 김 여사 뒤에 서서 참배하는 한 여성이 무속인이라는 소문이 돌다가 김 여사의 지인이라는 해명이 나오면서 대통령 부인의 공적인 행보에 지인을 대동한 것이 맞느냐는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 여성은 김 여사의 첫 공개 행보였던 지난달 초 단양 구인사에도 따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코바나컨텐츠 전무를 맡아 마케팅 일을 하다가 김 여사와 함께 사임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 선대위 생활문화예술지원본부장을, 인수위에서 사회복지문화분과위 자문위원을 지냈다. 김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와 지난해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조직위원을 함께 맡은 사실도 확인됐다. 충남대 무용학과 겸임교수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등은 신랄한 공격을 이어갔고, 대통령실은 해명에 급급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비대위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제2부속실 폐지와 (김 여사의) 조용한 내조를 공약했으나 막상 김 여사는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공사 구분을 하지 못한 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 여사는 사적으로 봉하마을을 간 게 아니다. 공식 행보로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행원 역시 지인이나 친구 자격으로 가서는 안 된다. 대통령 부부 공식 일정 참석대상은 행사의 취지에 맞는 인사로 엄선하는 게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브리핑에서 공식 일정에 지인이 동행한 데 대해 "공개할 생각이 없었던 비공개 행사였다. 취재 요청이 많아 풀취재단을 구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 기자들의 질문에 "처의 오래 된 부산 친구"라며 "봉하마을은 국민 모두가 갈 수 있는 데 아닌가"라는 말로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부인을 전담하는 2부속실을 다시 만들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저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한번 국민 여론을 들어가며 차차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 부인의 대외활동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언론과 여론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고 사적인 행사라도 공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김 여사는 대선 기간 기자회견을 자청해 허위 학력 및 경력 기재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조용한 내조'만 하겠다며 머리를 깊이 숙였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받는다. 윤 대통령은 공약대로 대통령 부인을 전담하는 조직인 제2부속실을 없앴다. 이달 초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는 '김 여사의 향후 행보는 어떠해야 한다고 보는가'라는 물음에 66.4%가 "조용히 내조에 집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기존 영부인처럼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야 한다는 응답은 24.2%였다. 그러나 요즘 김 여사의 활동은 '조용한 내조' 단계는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주말에 반려견을 데리고 대통령 집무실을 찾았는가 하면, 백화점과 빵집, 영화관을 찾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됐다. 소소한 일상의 공개라고는 하지만 특정 이미지 연출을 위한 활동으로 비치는 게 사실이다. 첫 언론 인터뷰를 했으며, 단양 구인사에 이어 김해 봉하마을을 직접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현직 대통령 부인이 전직 대통령 부인을 만나는 일을 '사적 영역'으로 보기는 힘들다. 1급 보안 구역인 대통령 집무실에서 주말에 찍은 사진이 대통령실도 모르는 채 팬클럽을 통해 공개돼 논란을 야기한 일도 있었다. 다만, 소외된 사람들을 다독이고 챙기는 일은 역대 대통령 부인의 몫이었다. 김 여사가 5년 내내 '조용한 내조'에 머물 것이 아니라면 공적·사적 활동을 조율하고 관리할 공적인 팀을 통해 관리를 받아야 한다. 이미 대통령실에서 김 여사의 활동에 일정 부분 관여하고 있어 사실상 제2부속실 역할을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담 조직을 다시 만든다면 공약 파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국민에게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