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국회 개점휴업 한달, 원구성 매듭짓고 민생 챙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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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국회 개점휴업 한달, 원구성 매듭짓고 민생 챙겨야
  • 연합뉴스
  • 승인 2022.06.2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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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감 흐르는 국회 로텐더홀(자료사진)여야간 원구성 합의 불발로 국회 공백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적막감 흐르는 국회 로텐더홀. 2022.6.19 [국회사진기자단]
적막감 흐르는 국회 로텐더홀(자료사진)
여야간 원구성 합의 불발로 국회 공백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적막감 흐르는 국회 로텐더홀. 2022.6.19 [국회사진기자단]

국회가 한 달 가까이 멈춰 서 있다. 고물가, 고금리에 힘들어하는 국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여야는 조속히 원 구성 협상을 매듭짓고 민생·협치 국회를 가동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은 일단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해 뇌관을 걷어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양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대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는 데 동의한다"며 "대신 국민의힘도 양당 간 지난 합의를 이행하겠다고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양당 간 지난 합의'는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위한 후속 입법을 논의할 사법개혁특위 구성에 참여하는 것과 그동안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를 핑계로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며 '상왕' 역할을 해온 것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민주당이 이틀간 의원 워크숍을 끝낸 뒤 박 원내대표의 이러한 입장 표명이 나온 점으로 미뤄 대선과 지방선거 결과를 반성하며 내놓은 고육책으로 보인다.

국회 다수를 점하는 민주당의 법사위원장 양보가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양당이 조속히 원 구성 협상을 매듭짓길 촉구한다. 여야가 뒤바뀌기 이전인 지난해 7월 21일 당시 여당인 민주당과 야당인 국민의힘은 후반기 국회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고, 상임위원장은 11대7로 나누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양당 간 힘겨루기로 갈등이 커졌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내어줄 수 없다고 합의를 파기했고, 국민의힘은 수사권·기소권 분리를 위한 후속 입법을 논의할 사법개혁특위 불참을 선언하며 맞섰다. 결국 국회는 손을 놓은 채 세비만 축낸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 사이 김창기 국세청장은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됐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김승겸 합참의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들 후보자의 청문 기한이 끝나자 29일까지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재송부해 달라고 지난 23일 요청했다. 박·김 두 후보자는 음주운전 전력과 이해충돌 의혹 등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문제가 드러났다. 윤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했다가 돌아온 뒤 이들의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라 원 구성을 못해 청문회 일정을 잡지 못한다면 국회는 더는 할 말이 없다.

휴일인 26일에도 여야는 국회 원 구성을 둘러싸고 기 싸움을 이어갔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국회 정상화에 책임져야 할 집권당 원내대표가 야당의 워크숍에서 대다수 의원이 협의해 낸 제안을 한 시간도 안 돼 거절하는 모습은 22년 정치하면서 처음 본다"며 "국회 정상화 의지가 없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우 위원장은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조속한 국회 정상화를 위해 오늘내일 중으로 답을 달라고 요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민주당의 제안에 "법사위를 양보한 게 아니라 그건 이미 약속 했던 것"이라며 "사개특위 참여는 '검수완박'에 동의하는 셈"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제안에 '국회 정상화'를 제일 앞에 놓고 집권여당으로서 답을 내놓아야 한다. 수정안이든 뭐든 적극 나서 출구를 모색해야 한다. 법사위 개혁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당장 시행이 어렵다면 현 상태를 2024년까지 유지하고 22대 국회부터 적용하는 절충안을 언급한 상태다. 권 원내대표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특사단장 자격으로 출국하기 때문에 28일 밤부터 7월 1일 새벽까지 자리를 비운다. 고금리와 고물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고통을 국회가 더는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 유류세 인하 법안을 비롯해 화물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법안 등 국회가 시급히 처리해야 할 것들이 쌓여 있다. 국회가 공전하는 와중에 양당은 각각 당권 주도권 다툼에 혈안이 돼 있다. 새 정부 초반에 불어닥친 국내외 경제 난국을 헤쳐나가는데 여야가 힘을 합치길 국민은 염원하고 있다. 전반기 국회는 지난달 29일 추경안 처리를 끝으로 종료됐다. 협치와 민생을 뒷전으로 미룬 국회의 개점 휴업이 이제 한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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