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하루만에 재개된 尹대통령 약식회견, 진정한 소통창구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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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하루만에 재개된 尹대통령 약식회견, 진정한 소통창구 돼야
  • 연합뉴스
  • 승인 2022.07.1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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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거리 도어스테핑하는 윤석열 대통령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거리를 두고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2.7.12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원거리 도어스테핑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거리를 두고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2.7.12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이 잠정중단 발표 하루만인 12일 재개됐다. 코로나19의 재확산세로 인해 이전과는 조금 달라진 모습이 연출됐다는 소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집무실 출근길에 마스크를 쓴 채 기자들과 7∼8m 떨어진 거리에서 만나 "이 정도 거리에서 도어스테핑을 하는 것은 어떠냐"는 물음에 "물어볼 거 있으면 물어보라"며 약식회견을 했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19 방역 조치와 관련해 "내일 국무총리 주재 중대본 회의에서 기본 방침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경제 상황 등에 관해선 "중요한 것은 서민들의 민생이 경제 위기로 타격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소간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은 윤 대통령은 "오늘 너무 많이 묻는데…"라며 약식회견을 마무리했다. 윤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회견은 애초부터 파격적인 소통 행보로 받아들여졌다. 과거 대통령과는 차별화되고 탈권위적 인상을 주는 트레이드마크로 볼만하다. 다만 대통령의 일부 발언 내용과 공격적으로 비치는 스타일 등을 놓고 뒷말이 없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전날 오전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언론에 공지했다. 대변인실은 "대통령 공개 행사의 풀 취재도 가급적 최소화할 예정"이라며 "대변인의 브리핑 역시 가급적 서면 브리핑 중심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 사이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변인실의 공지 내용에 비춰보면 출근길 약식회견은 고사하고 대통령실의 대언론 접촉 자체가 크게 위축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도어스테핑 과정에서 불거진 윤 대통령 발언의 논란과 지지율 하락 등 부작용이 중단의 진짜 이유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기자들에게 "불리하면 안 하고 유리한 일이 있을 때 하는 것은 원칙이 아니다"라며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여러 실언이 지지율 저하로 이어진다고 평가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메시지 관리 차원은 절대 아니었다"고 반박한 상태다.

현직 대통령이 내놓는 대국민 메시지가 지니는 무게감을 감안하면 그 중요성을 간과하긴 어렵다. 최근 도어스테핑에서 윤 대통령은 기자들로부터 고위 공직자에 대한 인사 부실 지적을 받자 "그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며 대뜸 되묻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인선 논란뿐 아니라 주요 국정 문제에 대해 전 정부와 굳이 비교해 가며 해명을 하려는 듯한 모습이 없지 않았다. 그다지 당당해 보이지는 않는다. 정국의 주요 문제가 전 정부에서 일부 누적돼 왔을 수 있다는 점을 부인하긴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과거만을 탓해서도 안 될 일이다. 대내외적인 위기감이 커지는 시점이다. 소탈하면서도 세심하게 국민에게 다가가려는 대통령의 의지와 노력이 배가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출근길 약식회견이 대통령과 국민 간에 좀 더 원활하고 세련된 소통 창구의 역할을 해낼 수 있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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