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원숭이두창 비상과 코로나 재확산, 방역에 빈틈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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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원숭이두창 비상과 코로나 재확산, 방역에 빈틈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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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2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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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원숭이두창 국제 보건 비상사태 선언세계보건기구(WHO)가 23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경계 단계로 에볼라, 코로나19에 이어 이번이 7번째 선언이다. 사진은 2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감염 주의 안내문이 표시된 화면. 2022.7.24 (사진=연합뉴스)
WHO, 원숭이두창 국제 보건 비상사태 선언
세계보건기구(WHO)가 23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경계 단계로 에볼라, 코로나19에 이어 이번이 7번째 선언이다. 사진은 2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감염 주의 안내문이 표시된 화면. 2022.7.24 (사진=연합뉴스)

공중 방역체제에 다시 비상이 걸리는 분위기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3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 감염 사태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한 데 이어 코로나19 재유행 확산세가 뚜렷해지면서 위중증 환자가 50여 일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방역 당국은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의 접촉자 모두 증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지난 12일 감시를 종료했다고 밝혔지만, 비상사태가 선언될 정도의 국제적 확산세를 고려하면 다시 방역의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이다. 코로나19 역시 해외유입 증가세 탓에 오는 25일부터 국내 입국자는 입국 1일 차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도록 방역 절차가 강화되고, 요양병원과 시설 등의 대면 면회도 중단된다. 불편과 고통이 거듭 가중될 게 분명하지만, 제반 상황의 추이를 살펴볼 때 이러한 선제적 조치들은 불가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원숭이두창에 대한 공중보건 비상사태,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이라고 한다. 질병 억제를 위한 강력한 국제적 보건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한 이 선언은 현재 코로나19와 소아마비에 대해서만 유지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선언 배경에 대해 "원숭이 두창은 우리가 잘 모르는 새로운 전파 방식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래 중서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견되던 풍토병인 원숭이두창은 발열과 두통, 근육통, 임파선염, 오한, 피로감 등을 나타내다 신체 부위로 발진이 확산한다. 주로 감염자와의 밀접 접촉으로 걸린다고 하지만 공기 전파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전 세계적으로 75개국 1만6천여 명의 감염이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4천100여 명이 지난 일주일간 발생했다. 전체 사망자는 5명에 그쳤지만 최근 들어 확산세가 빨라졌고, 이것이 비상사태 선언이 나온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15일 만인 지난 7일 격리 해제돼 퇴원했다.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 49명 전원도 의심 증상이 발견되지 않아 지난 12일 감시가 종료됐다.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원숭이두창의 안전지대로 볼 수는 없다. 기확진자가 독일을 떠나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내국인이었고, 그와 함께 감염의심자로 신고된 외국인이 입국 며칠 전부터 의심 증상이 있었는데도 '증상 없음'으로 허위신고하고 검역을 통과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허술한 검역 상황이 확인된 바 있기 때문이다. 검역 체계를 재정비하고 국내 방역망 역시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강화해야 할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질병관리청에서만 실시하던 원숭이두창 진단검사를 전국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으로 확대한 바 있다. 당국은 이와 더불어 원숭이두창 치료제인 '테코비리마트' 504명분을 확보해두었는데 이에 그치지 말고 백신 확보에도 총력을 쏟기를 바란다.

코로나19 재유행세도 심상치 않다. 24일 0시 기준으로 확진자는 6만5천433명 늘어 누적 1천921만1천613명이 됐다. 일요일 발표 기준으로는 4월 17일(9만2천970명) 이후 14주 만에 가장 많았다. 또한, 위중증 환자 수는 146명으로 전날(140명)보다 6명 늘었다. 1주일 전인 지난 17일(71명)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6월 3일(160명) 이후 51일 만에 최다치다. 이러한 재유행세에 따라 지난 6월부터 입국 3일 이내로 완화됐던 PCR 검사 시한이 두 달여 만에 다시 엄격해졌다. 요양병원·시설, 정신병원·시설에서 허용되던 대면 면회도 25일부터 금지된다. 입소자의 외출·외박은 필수 외래진료를 제외하고는 모두 금지되고 종사자들에 대한 PCR 검사도 강화된다. 이러한 방역 강화 조치들은 누구에게나 할 것 없이 고통을 안길 것이다. 하지만 여름 휴가철을 맞아 경각심을 높이지 않고는 자칫 더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 방심과 안이한 대처는 결국 화를 부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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