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위기의 여권, 비상한 각오로 국정쇄신 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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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위기의 여권, 비상한 각오로 국정쇄신 꾀해야
  • 연합뉴스
  • 승인 2022.07.3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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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 입장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입장하고 있다. 2022.7.29 (사진=연합뉴스) 

여권이 총체적 위기에 봉착했다. 취임 석 달도 안 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한국갤럽 조사에서 28%로 곤두박질쳤는데도 위기를 수습하고 국정을 견인해야 할 집권당인 국민의힘은 당권싸움의 내홍에 날 새는 줄 모른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지만, 임기 초반 대통령의 지지도 추락은 국정운영의 동력을 훼손해 개혁과제의 추진을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인사(21%), 경험·자질 부족·무능(8%), 경제·민생을 살피지 않음(8%) 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혔는데, 윤 대통령의 리더십과 국정운영에 민심 전반이 대체적인 실망과 경고를 표출한 상황이라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국정 쇄신을 위한 여권의 총체적 전열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을 맞은 셈이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31일 당·대통령실·정부의 전면 쇄신과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2선 후퇴를 요구하며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조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체적인 복합위기다. 당은 물론 대통령실과 정부의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며 "바닥을 치고 올라가려면 여권 3축의 동반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른바 '윤핵관'이라 불리는 선배들도 총체적 복합 위기의 근본적 원인을 깊이 성찰해달라"며 "정권교체를 해냈다는 긍지와 자부심은 간직하되 실질적인 2선으로 모두 물러나 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배현진 의원에 이은 조 의원의 회견문에는 여권이 처한 문제의 본질이 비교적 적확히 담겼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더는 우물쭈물 시간을 끌어서는 곤란하다. 국민의힘은 두 최고위원의 사퇴를 계기로 집권 초 마주한 총체적 위기 국면을 감당할 수 있는 체제로 지도체제의 변화를 일사불란하게 이뤄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비상한 각오로 국정 기조의 과감한 쇄신을 꾀해야 한다. 만약 당권을 놓고 다시 사분오열하거나 이전투구의 권력투쟁 양상을 거듭한다면 민심의 엄청난 역풍에 직면할 것임은 불문가지이다.

여권의 전열 정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윤 대통령의 심기일전일 것이다. 지지율 30%대의 붕괴는 탄탄한 보수 지지층에서조차 민심 이탈이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더욱이 여소야대이다. 국회 의석 분포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인데 민심의 뒷받침을 얻지 못한다면 윤 대통령이 목표로 하는 노동·연금개혁 등의 굵직굵직한 개혁과제는 시도도 해보지 못한 채 물 건너갈 수 있다. 나라 안팎의 상황도 지금은 평시가 아니다. 2년여의 코로나 재난이 수그러들면서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이른바 3고(高) 민생위기가 취약층의 삶의 기반을 뒤흔들 정도로 깊어졌다. 북핵 위협 고조 등으로 안보 상황도 아슬아슬하고 방역의 도전이 다시 고개를 드는 역코스의 이상 조짐까지 엿보인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아 국정운영 모멘텀을 되살려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민생을 최우선 순위에 두되 인사시스템을 재정비하고 갈등을 유발하는 개혁과제들은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충실히 수렴하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요컨대 전반적인 쇄신이 필요한 것이다. 닷새간의 휴가에 들어가는 윤 대통령이 민심의 기대에 부응하는 쇄신안을 들고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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