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논의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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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논의 필요한 시점이다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2.09.1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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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연합뉴스 자료사진]
마포구 보건소 선별진료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지속해서 감소하면서 팬데믹 출구를 향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18일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 4만3천457명보다 8천693명 감소해 3만 명대로 내려왔다. 2주 전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 뚜렷한 감소세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0.04%로, 코로나19 초기 2.1%의 50분의 1 정도로 줄었다. 위험도가 크게 낮아졌다는 얘기다.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리도 일부 장소만 빼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할 때"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코로나19 대유행의 끝이 보인다"고 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모든 실내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한다. 질병관리청이 OECD 38국 중 취합 가능한 19국을 조사해보니,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혀 없는 곳이 미국·덴마크·프랑스·네덜란드 등 7국이었고, 나머지 12국도 의료·복지 시설과 대중교통 등 일부 장소를 제외하면 공항·민간사업장·스포츠경기장·종교시설 등 대부분 실내 공간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고 한다. 나머지 19국도 의료·사회복지 시설 등 극히 일부 장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율에 맡기고 있다고 한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지난 16일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비상 대응체계에서 일상적인 코로나19 대응체계 전환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세계적으로 팬데믹 종식 기대가 커지고 있는데 우리만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는 교역으로 국민의 부의 대부분이 이루어지는 나라이기 때문에 세계 추세에서 떨어졌다가는 그만큼 늦어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교역뿐 아니라, 사회ㆍ문화적 활동이 팬데믹 규제로 인해 뒤처지는 것은 문화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우리에게 큰 손실이 될 수 있다.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해도 상당수는 마스크 착용을 계속할 것이다. 지난 5월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의무가 해제됐지만, 외부 활동을 하는 시민 다수가 계속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 않은가. 성숙한 시민 의식을 믿고 의무가 아닌 자율 규제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다만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가 동시 유행할 가능성 등을 고려해 올겨울 독감 유행이 지나고 나서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없지는 않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올해 가을철 소아·청소년에게 코로나19와 독감뿐만 아니라 각종 호흡기 바이러스질환이 함께 유행하는 '멀티데믹'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와 의료계가 공동으로 소아·청소년에 대한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방역 문제는 국민 보건과 생활 편의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신중히 결정돼야 한다. 정부가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적절한 방안이 무엇인지를 숙의해 방향을 제시해야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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