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떨어지면 뇌졸중 주의…"말더듬·마비 증상 즉시 119 신고"
상태바
기온 떨어지면 뇌졸중 주의…"말더듬·마비 증상 즉시 119 신고"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2.09.20 18: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쪽 팔다리 마비·시각장애 등 증상…"늦어도 3∼4.5시간 내 치료해야"
뇌졸중 뇌출혈(일러스트)
뇌졸중 뇌출혈(일러스트)

지난 3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 지역방송국 KJRH의 앵커 줄리 친은 뉴스를 진행하다 갑자기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는 원하는 말이 좀처럼 입 밖으로 나오지 않자 결국 뉴스 리포팅을 멈췄고 화면은 날씨 예보로 넘어갔다.

이상을 느낀 그의 동료들은 즉각 911에 신고했고 그 덕분에 친은 큰 위기를 넘겼다. 의료진은 그가 뇌졸중 초기 증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친은 말더듬 외에 팔과 손이 무감각해지고 시야도 좁아지는 증상을 보였다. 모두 뇌졸중의 핵심 증상이다.

친의 사례는 보도를 통해 한국에도 알려져 뇌졸중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켰다.

20일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현황 통계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는 2020년 기준 11만2천874명에 이른다. 5년 전의 9만4천813명보다 19% 늘어난 수치다.

뇌졸중 환자는 50대 이상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지면서(뇌출혈) 뇌에 손상이 생기고 이로써 발생하는 편측마비(한쪽 팔다리에 마비가 오고 힘이 빠짐), 언어장애 및 의식장애 등의 신경학적 이상을 일컫는다. 흔히 '중풍'이라고도 불린다. 뇌졸중 가운데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이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뇌졸중의 발생을 의심해봐야 할 대표적인 조기증상은 갑작스러운 ▲ 편측마비 ▲ 언어장애 ▲ 시각장애 ▲ 어지럼증 ▲ 심한 두통 등이다.

갑작스러운 편측마비는 한쪽 팔, 다리에 마비가 오고 힘이 빠지거나 한쪽 팔, 다리가 저리고 감각이 없어지는 것이다. 다만 양쪽 다리, 양쪽 팔에 이런 증상이 동시에 오는 것은 편측 마비가 아니다.

갑작스러운 언어장애는 말이 어눌해지거나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시각장애는 한쪽 눈이 보이지 않거나 하나의 물건이 두 개로 보이는 증상 또는 시야의 오른쪽 반 혹은 왼쪽 반이 보이지 않는 증상이다.

이밖에 심한 어지럼증이나 번개나 망치로 맞은 듯한 아주 심한 두통도 뇌졸중을 의심해야 할 증상이다.

뇌졸중은 치료의 시간을 다투는 병으로 뇌졸중이 의심되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뇌졸중 증상이 몇 분이나 몇 시간 안에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일과성 허혈발작)도 있지만 이때도 재발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즉시 병원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

손가락을 따거나 침을 놓고 기다리거나 팔다리를 주무르면서 기다리는 일은 치료 시간을 늦춰 환자를 위험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한다.

뇌졸중의 주요 원인으로 고령,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흡연, 과음 등이 있다. 고지혈증, 비만, 운동 부족 등도 뇌졸중의 원인이다.

고혈압은 뇌졸중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혈압을 조절하면 뇌졸중의 발생 가능성을 많이 감소시킬 수 있다. 또 다른 원인인 동맥경화증을 예방하려면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담배를 끊고 술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평소 위험 인자가 있는 사람은 뇌졸중을 촉발할 수 있는 과도한 음주, 갑작스럽게 추운 곳에 노출되는 것, 심한 스트레스, 지나치게 심한 운동이나 과로 등을 주의해야 한다.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사망자는 날씨가 추워지는 10월부터 급증해 3월까지 높게 나타나는데 추운 날씨에는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소방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말 어눌함, 마비 등의 뇌졸중 의심 증상이 있으면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뇌졸중은 증세가 시작되고 늦어도 3∼4.5시간 이내에 수술 등 치료를 해야 한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사망하거나 영구적인 기능 장애를 가져오는 질환이므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방청은 보건복지부와 병원 전 단계 중증도 분류체계를 공동으로 개발해 뇌졸중 환자 같은 중증환자는 대형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하고 비응급환자는 소형병원급으로 보내는 이송체계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11월부터는 뇌졸중학회와 함께 뇌졸중환자가 병원전·병원단계에서 원스톱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