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경제·안보 총체적 위기인데 정쟁으로 얼룩진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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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경제·안보 총체적 위기인데 정쟁으로 얼룩진 국감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2.10.0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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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연합뉴스 자료사진]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회 국정감사가 초반부터 정쟁과 파행으로 얼룩지고 있다. 5일 국회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세종시 어린이집을 방문했을 때 보육교사에게 '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기의 줄임말)의 뜻을 물은 것을 놓고 공방을 벌이다 파행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현장에 가니 논란만 인다"고 지적하자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이 "사소한 것으로 침소봉대한다"며 "니(너)나 잘하세요"라고 한 발언이 여야 간 고성이 오가는 말다툼으로 번졌다. 국회 문화체육위에서는 '윤석열차'라는 제목으로 윤 대통령을 풍자한 고등학생의 만화 작품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엄중 경고한 것을 놓고 '표현의 자유' 공방으로 도배됐다. 민주당은 "만화에서 정치적 주제를 다루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문재인 열차라면 민주당은 더 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첫날인 4일에도 법사위 국감에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 조사 요구를 놓고 "성역이 있어선 안 된다" "비열한 정치보복이다" 등으로 거칠게 다퉜고, 외통위에서는 민주당에 의해 해임건의안이 처리된 박진 외교부 장관의 국감 참석 여부와 대통령 비속어 논란 영상 상영 문제 등을 놓고 충돌하다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며 여러 차례 파행을 빚었다. 교육부 국감에서는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 관련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다툼이 벌어졌다. 행정안전위에선 현 정부를 '거짓말 정부'라고 한 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놓고 여야 간에 "버르장머리가 없다" "어디 감히" 등 감정적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국감이 정쟁의 장으로 전락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현 정부 출범 후 첫 국감의 초반 파행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윤석열ㆍ문재인ㆍ김건희ㆍ이재명' 이름만 나오면 곳곳에서 싸움이 벌어진다. 대선이 끝난 지 벌써 반년이 다 됐는데도 신구권력간 기싸움과 충돌은 갈수록 증폭되는 양상이다. 물가ㆍ금리ㆍ환율 3고 여파로 금융과 실물경제의 복합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국민들은 제2의 외환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공포감에 휩싸여 있다. 북한은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까지 발사하면서 도발 강도를 계속 높이고 있다. 곧 7차 핵실험이 현실화할 조짐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경제 안보가 총체적 위기 상황이다. 이런 국면에 국민의 대표라는 사람들은 그다지 내세울 것 없어 보이는 역량을 모두 정쟁에만 집중하고 있다. 자기편은 보호하고 상대편은 넘어뜨리기 위한 당리당략 싸움질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도대체 이게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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