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여성가족재단은 25일 오후 광주시민회관 야외공연장에서 '방직공장 여성노동자의 생애'를 주제로 집담회를 열었다.
앞서 광주여성가족재단은 방직공장 여성노동자 6명의 삶을 기록한 '뼈를 녹여 소금꽃을 피웠다'를 펴냈다.
이날 집담회는 '내 인생의 방직공장'이라는 제목의 구술자 인터뷰 영상으로 시작해 구술자의 노동 경험과 구술채록 후기를 공유했다.
방직공장 노동 경험을 공유한 고인선(87) 씨는 "옛날에는 여자가 공장에서 일한다고 하면 안 좋게 봤었다"며 "가족들을 위해 꾹 참고 일을 했었는데 그 경험을 이렇게 나눌 수 있어 뜻깊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창작그룹 MOIZ는 방직공장에서 일했던 여성노동자들의 경험을 재구성해 만든 체조를 해 눈길을 끌었다.
체조는 여성노동자들이 방직공장 기숙사에서 출근 시간을 알리는 방송을 들으며 기지개를 피며 일어난 뒤 직접 다린 작업복을 입고 출근하는 모습으로 시작했다.
이후 실을 뽑아내고 천을 직조하는 공정에서 한 솜 털기, 솜 올리기, 옆 사람에게 옮기기 등의 동작이 체조로 선보였다.
바닥 청소, 실 감기, 실 잇기, 기계 사이를 뛰어다니며 오류가 난 곳을 찾는 동작까지도 표현됐다.
체조는 몸에 붙은 먼지를 털어내며 끝났다.
광주여성민우회 관계자는 "노동은 숭고하지만 그렇다고 꼭 무겁게만 기억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노동 체조를 통해 미래세대들이 방직공장 여성 노동자들을 기억하고 그 경험을 재해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뼈를 녹여 소금꽃을 피웠다'는 한국전쟁 이후 광주 방직공장에 입사해 일한 고인선, 노미례, 김옥희, 김복희, 김은경, 정미숙 씨의 이야기를 토대로 작성됐다.
이들은 1935년생(88세)부터 1982년생(41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에 걸쳐 있으며, 북구 임동의 일신방직이 가동을 중단하기 직전인 2019년까지 근무하는 등 광주 방직공장 역사와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