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학교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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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학교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라며
  • 광주데일리뉴스
  • 승인 2014.06.02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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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석환 경위 북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아동청소년계 학교전담 경찰관
초중등학교의 학교전담경찰관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설명해야 어린 학생들이 학교폭력이란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학교 교단에 서서 어떤 말과 모습을 보여줘야 할까, 고민을 하면서 여러 가지 강의 서적과 인터넷을 뒤지며 강의 자료를 찾아 나선지 벌써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처음에는 배우는 입장에서 학교전담경찰관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자 다가서고자 마음먹고 어린학생들에게 하나라도 알려주고 가르쳐주고 예방하기 위해 매일 강의를 시작한 것이 무려 450여회를 몸이 허락하는 순간까지 겁없는 강의로 달려왔다. 그렇게 열심히 분투하여 한 명의 학생이라도 학교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그러나 아직은 어려서인지 가장 친한 친구사이에 폭력이 발생하고 부모님이 알게 되었을 때 이 사건은 여기서부터 끝없는 제2라운드의 큰 싸움으로 비롯된다.

옛말에 고슴도치도 제 새끼가 예쁘다는 말이 있듯이 어느 누구나 내 자식이 예쁘지 않고 소중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텐데 학교에서 어린이아이들 사이에 싸움이 발생했을 때 오해를 풀고 화해하려는 마음보다는 자신의 자존심을 내세우며 상대방에게 한 없이 자존감 마저도 버리게 하는 무리한 요구사항으로 오히려 더 어렵게 만들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게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과연 이러한 부모 아래서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들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진정 부모라면 자존심을 내세우기 보다는 화해와 배려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어린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없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인성교육이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가정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생활하면서 배우는 모습들이 학교에서 똑같이 행동하는 모습, 그리고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상담을 통해 가정환경을 볼 수 있다. 가정에서 부부가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학교에서 어떤 아이들과도 소통하지 못하고 싸운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 대한민국 사회가 교육열이 높다는 점은 세계에서도 인정할 만큼 열정적이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상대방과 소통하고 화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은 상대적으로 낮고 경쟁적이다.

필자는 부모님에게 가정에서 자녀와 30분 이상 대화해 본 경험이 있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손을 든 부모님은 불과 몇 사람에 불과하다는 것을 목격했다. 우리 사회의 가족 구성이 핵가족화 되고 맞벌이 부부생활을 하다 보니 어린아이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등교하여 학교수업이 끝나면 곧 바로 학원에 가고 밤 늦게 집에 들어와 함께 밥을 먹는 시간도 함께 할 수 없을 정도로 부모와의 대화시간도 하루에 30분도 채 안 되는 생활을 하고 있다. 밥상머리 교육자체가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 사이에 소통도 안 되고 인성교육도 제대도 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요즘 어린학생들이 쉽게 화를 잘 내고 폭력을 행사하고 서로 간 사소한 일로 싸움이 일어나 갈등이 생기고 하는 것은 자신의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이는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상황에 대해 사랑과 관용과 존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법이란 용어는 어린이들도 흔히 들어서 알고 있으나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훈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또래 집단과의 갈등과 분노 등의 상황에 사로 잡혀 있을 때 상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서로를 받아주고 타협하는 기술을 터득할 때 비로소 아름다운 학교문화가 정착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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