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효심이 빚어낸 창작소설 ‘구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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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효심이 빚어낸 창작소설 ‘구운몽’
  • 광주데일리뉴스
  • 승인 2014.06.02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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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준원 / 한국전례원 예절지도사
효(孝)라는 한자는 자식이 늙으신 부모를 등에 업고 있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효도란 나를 낳아 주시고 길러 주신 부모님을 위하여 자식이 마땅히 해야 할 도리(道理)이자 의무이다. 이 세상에 부모 없이 태어난 사람은 없다. 그래서 부모님의 은혜는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효도는 모든 행실의 기본이 된다.”고 하여 효를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가장 기본적인 효의 시작은 부모님이 물려주신 자기 자신의 몸을 소중히 하는 것이다.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라는 “효경(孝經)”에 실린 공자(孔子)의 말처럼 내 몸은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므로 다치거나 상하지 않게 하는 것, 즉, 내 몸을 내가 건강하게 지키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라 하였다. 내가 몸이 아플 때 부모님은 어떠한가. 밤잠을 설쳐가면서까지 노심초사 아픈 자식을 위해 정성껏 간호를 하는 게 부모의 마음이다.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고 오직 자식의 건강을 위해 무한한 사랑을 주기만 하는 분이 바로 우리의 부모님들인 것이다. 이렇듯 부모님이 내 몸을 자신의 몸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계신다는 것을 안다면 우리는 우리의 몸을 함부로 다루거나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

다음으로 부모님의 심신을 편안하게 해드리는 것이 효도다. 부모님은 우리 보다 연로年老하실 뿐만 아니라 몸도 쇠약하시다. 그러므로 걱정을 끼쳐 드리지 않도록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부모님의 몸에 무슨 이상이 없는 지 항상 관찰해야 한다. 혹 부모님께서 편찮으시다면 혼자 계시지 않도록 늘 옆에서 모시고 정성껏 간호해야 하며 불가피하게 떨어져 지낸다면 수시로 찾아뵙고 자조 안부 전화를 드려야 한다. 이러한 작은 행동 하나 하나가 효를 실천하는 첫걸음이다.

조선 후기 제19대 임금 숙종 때 서포(西浦) 김만중(金萬重)이 지은 구운몽(九雲夢)이라는 소설이 있다. 구운몽은 김만중이 숙종의 폐비설(廢妃說)을 반대하다가 귀양을 갔을 때 홀로 계신 어머니를 위로하고자 지은 소설인데 주인공 남자가 8명의 선녀와 함께 환생하여 세상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며 즐겁게 살다가 깨어보니 허망한 꿈이었다는 불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소설이 탄생하게 된 연유를 살펴보면 이렇다.

김만중은 병자호란 때에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다. 김만중은 어머니에게서 글을 배우고 숙부의 가르침을 받아 과거에 합격하여 벼슬길에 나아가게 되지만 임금의 잘못을 바로 잡으려 충언을 하다 오히려 귀양을 가게 된다. 김만중은 늙으신 홀어머니를 남겨두고 멀리 귀양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 가슴 아프고 걱정스러웠다. 이에 김만중은 어떻게 하면 어머니를 위로해 드릴 수 있을지 고심한다. 그러다 평소에 이야기책을 읽어드리면 무엇보다도 좋아하시던 어머님의 모습을 떠올린다. 김만중은 귀양지에서 어머니가 읽으실 수 있도록 한글로 된 이야기책을 쓰기 시작한다. 김만중은 자신이 쓴 이야기를 편지와 함께 조금씩 어머니께 보내드린다. 어머니는 아들이 보내 준 글을 재미있게 읽고 또 읽으며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면서 허전함과 외로움을 달랜다. 이야기를 써서 어머니께 보내 드리는 동안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김만중은 귀양에서 풀려나오게 된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위대한 문학 작품이 바로 구운몽이라는 한글 소설이다.
구운몽이라는 소설이 탄생하기까지는 홀로 남겨진 어머니를 향한 아들의 애절한 마음이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진심으로 부모님을 공경하고 생각하는 김만중의 지극한 효심이 결국 지금까지 읽어 내려오는 유명한 고전(古典)을 만들어 낸 것이다.

효라는 것은 결코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효의 근본을 이해하고 성심을 다하는 것, 결국 그것이 가뜩이나 효의 의미가 퇴색되어버린 현대 사회 속에서 한없이 작아진 부모님의 존재에 대해 감사를 증명하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부모님의 자식으로서, 혹은 앞으로 부모가 될 입장으로서 한번쯤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효라는 것. 그것은 부모님을 향한 존경과 사랑의 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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