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촉법소년 상한연령 1년 하향…범죄 대응책 다양화해야
상태바
[연합시론] 촉법소년 상한연령 1년 하향…범죄 대응책 다양화해야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2.10.26 17: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래픽] 촉법소년 범죄 접수 건수(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지금까지 만 13세 청소년이 범죄를 저지르면 사회봉사를 하거나 소년원 송치 처분을 받는 데 그쳤지만, 앞으로 형사 처벌까지 받게 된다.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촉법소년 상한 연령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1살 낮추는 안을 사실상 확정했다.
[그래픽] 촉법소년 범죄 접수 건수
지금까지 만 13세 청소년이 범죄를 저지르면 사회봉사를 하거나 소년원 송치 처분을 받는 데 그쳤지만, 앞으로 형사 처벌까지 받게 된다.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촉법소년 상한 연령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1살 낮추는 안을 사실상 확정했다.

법무부는 26일 촉법소년 상한 연령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내용을 담은 '소년범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촉법소년은 범죄를 저지른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청소년을 말한다. 이들은 형사처벌 대신 사회봉사나 소년원 송치 처분을 받게 돼 있다. 이는 형사처벌보다는 교화에 초점을 맞춘 규정이라고 볼 수 있다. 법무부는 지난 6월 촉법소년 연령 기준 현실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고 넉 달 만에 상한 연령을 1살 낮춘 내용으로 형법·소년법 관련 개정을 예고했다. 법무부는 벌금형이 교정 효과가 크지 않다고 보고 가급적 약식기소는 자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소년 사건이 많은 일부 지역 검찰청에는 전담부서인 소년부 설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조정 등 방침은 소년 범죄의 증가와 흉포화 양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법무부에 따르면 촉법소년 범죄는 2017년 7천897건에서 지난해 1만2천502건으로 늘었다. 범죄 수법도 흉악해지는 현실에 비춰 연령 기준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이다. 범죄 억제력을 확보해 가자는 취지를 담았다고 볼 수 있는데 촉법소년 연령 하향 조정 문제에 대해선 찬반 논란이 없지 않았다.

소년범죄에 대한 대응 강화 방안이 실질적인 범죄 예방 효과로 연결될 수 있을지 등에 대해선 시각차가 남아 있다. 촉법소년 상한 연령 하향 문제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달 반대 의견을 법무장관 등에 전달했다. 인권위는 "촉법소년 연령 조정은 소년범죄 예방에 실효적이지 않고 국제인권 및 유엔아동권리협약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인권위의 반대 입장은 일관돼 왔다. 2007년과 2018년에도 촉법소년 연령 하향 추진에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범죄 예방을 위해 엄벌하기보다는 교정·교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죄질에 따라 형사처벌과 보호처분 등을 선택적으로 적용해 가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소년 범죄 대처 방안을 강구해 가면서 사안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해 나갈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범죄 행위의 경중이나 요인에 근거해 정책적 대응이 달라야 한다는 학계 등에서의 목소리가 없지 않다. 형사처벌을 확대해 가는 대응이 자칫 미성년 전과자만 양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지적이 나오는 점에 대해선 유념해야 할 것 같다. 물론 처벌 강화를 통해 범죄 억제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마냥 접기는 쉽지 않다. 다만 소년범죄의 예방과 재발 방지를 목적으로 한 전반적인 교화 시스템의 개선 방향에 대해 재차 고심해야 할 때다. 법무부는 이날 대책 발표를 통해 소년원 처우 개선 등 방안도 내놓았다. 10개 소년원 전체 생활실을 4인 이하 소형 개별실로 전환하고 장기적으로 1~2인실 비율을 확대하기로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소년원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콘텐츠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안도 포함돼 있는데 교화를 위한 대책은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본다. 범죄의 유형과 죄질, 주변 환경 등을 세심하게 살피고 보다 근본적인 대안을 강구해 가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