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물가비상] 전문가들 "먹거리 가격 내년까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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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 물가비상] 전문가들 "먹거리 가격 내년까지 오른다"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2.11.1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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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비·인건비 뛰고 환율부담에 수입재료 가격 폭등
흑해 불안 고조에 국제곡물가 상승전환…AI 퍼지면 계란값 치솟을 수도
장바구니 채우는 시민[연합뉴스 자료 사진]
장바구니 채우는 시민
[연합뉴스 자료 사진]

먹거리 물가가 그동안 계속 오른 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한데다 물류비, 인건비 등이 연쇄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른 상태여서 수입단가 상승으로 제조 원가 부담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당분간 장바구니 부담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흑해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하며 하락하던 국제 곡물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우유 가격 인상에 따른 '밀크플레이션' 발생 가능성도 커졌다.

겨울철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기승을 부릴 경우 계란 가격이 치솟아 또 다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 전쟁·고환율에 재룟값 오른 게 결정적 압박

10일 한국물가협회 조사에 따르면 밀가루와 치즈, 두부, 닭고기 등 주요 먹거리 가격이 1년 새 20% 이상 올랐다.

이처럼 먹거리 물가가 오른 것은 재룟값 상승이 첫번째 원인으로 꼽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세계 식량가격이 치솟은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까지 급등해 수입단가가 크게 올랐고 이로 인해 제조 원가 압박이 커진 것이다.

실제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세계식량가격지수를 보면 올해 1∼10월 평균치가 145.8에 달했다.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한 것인데 2015∼2020년에는 평균 수치가 100 아래였다. 지난해 125.7로 치솟았고 올해도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사흘간 급락하긴 했지만 그동안 1천400원 안팎으로 오른 상태를 한동안 유지해 밀가루 등 수입 재료에 대한 부담도 컸다.

물류비와 인건비 등이 상승한 것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다.

삼양라면 가격 인상삼양식품이 내달 7일부터 불닭볶음면과 삼양라면 등 13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평균 9.7% 인상한다고 21일 밝혔다. 봉지면 기준 불닭볶음면과 삼양라면은 각각 8.7%, 9.3% 오른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라면. 2022.10.21 (사진=연합뉴스)
삼양라면 가격 인상
삼양식품이 내달 7일부터 불닭볶음면과 삼양라면 등 13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평균 9.7% 인상한다고 21일 밝혔다. 봉지면 기준 불닭볶음면과 삼양라면은 각각 8.7%, 9.3% 오른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라면. 2022.10.21 (사진=연합뉴스)

삼양식품[003230]은 지난 7일 불닭볶음면과 삼양라면 등 13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평균 9.7% 인상했는데 밀가루, 팜유 등 주요 수입 원자재와 물류비 등 생산 비용 급증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에 앞서 농심[004370], 팔도, 오뚜기[007310] 등 라면 주요 4사도 모두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국내에서는 봄철 가뭄과 여름철 폭염·폭우 등으로 인해 한때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배추 소비자 가격은 지난 9월 중순께 포기당 1만원 수준까지 올랐고 수급이 불안해지며 온라인몰에서는 배추김치가 품절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양파 도매가격(15kg)은 전날 기준 2만3천540원으로 1년 전(1만4천835원)이나 평년(1만4천746원)과 비교해 여전히 1.6배 비싼 수준이다.

◇ "주요 수입국 물가 불안이 계속 영향"

먹거리 물가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먹거리 물가가 더 오를 듯 하다"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각국이 인플레이션으로 고통을 받는 상황이고 우리는 많은 것을 수입하고 있는데, 주요 수입국의 물가가 불안정한 것이 국내에 계속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물가 상승세는 내년 상반기 정도까지는 유지가 될 것 같다"며 "특히 식품 가격의 상승세는 연말까지 지속될 듯 하다"고 전망했다.

세계 식량가격 중 곡물가격의 경우 흑해 지역 곡물 수출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FAO가 발표하는 곡물가격지수는 올해 8월 145.6까지 떨어졌으나 9월 147.9에 이어 지난달 152.3으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곡물 가격 상승은 라면, 빵, 과자 등 가공식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 사룟값이 오르면서 육류와 육가공품 가격이 상승을 촉발하게 된다.

여기에 국내 우유 원유(原乳) 가격 인상에 따라 마시는 우유와 유제품,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 인상도 예정돼 있다.

지난 3일 원유 기본 가격이 L(리터)당 사실상 52원 인상돼 이번 인상 폭은 지난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 도입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원유 가격이 우유 제품과 빵, 과자, 아이스크림, 커피 값을 덩달아 오르게 하는 도미노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올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도 물가 상승의 변수로 꼽힌다.

AI가 유행하면 가금류와 계란 가격이 크게 오르게 된다.

조류인플루엔자 의심 농장 출입 통제[연합뉴스 자료 사진]
조류인플루엔자 의심 농장 출입 통제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먹거리 물가에 식자재뿐 아니라 외식 서비스까지 포함된다고 보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임금 상승에 영향을 미쳐 서비스 가격은 더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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