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칼럼] '물 한 방울 절약'이 식수 고갈 당장의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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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칼럼] '물 한 방울 절약'이 식수 고갈 당장의 해법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2.11.1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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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절약 해주세요"14일 오전 광주시청 앞에서 상수도 사업본부 직원 등 30여 명이 가뭄 대비 물 절약 실천 홍보를 위한 거리 캠페인을 하고 있다. 2022.11.14 (사진=연합뉴스)
"물 절약 해주세요"
14일 오전 광주시청 앞에서 상수도 사업본부 직원 등 30여 명이 가뭄 대비 물 절약 실천 홍보를 위한 거리 캠페인을 하고 있다. 2022.11.14 (사진=연합뉴스)

"물은 생명의 원천이다"라는 말은 "공기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것만큼이나 흔하고 명쾌한 진리다. 물이 없으면 지구상에는 풀 한 포기, 거미 한 마리도 발붙이지 못한다. 물이 이러한 생명력을 발휘하는 것은 그 순환의 힘에 있지 않을까. 환경과 기후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며 지구상 구석구석에 생명의 힘을 전달하는 물. 이 소중한 물 한 방울이 기후 변화 여파로 남부지방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광주와 전남지역 식수원이 메말라 사라지고 있다.

갈수기인 가을·겨울에 접어들며 가뭄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광주시는 30년 만의 제한급수와 함께 단수 조치까지 검토하고 있다. 연말까지 가뭄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내년 상반기 제한급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 겨울 얼마나 눈이 내릴지는 미지수다. 혼란을 피하려면 어떻게든 내년 장마까지 버텨야 한다.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중요하다. 물 절약 캠페인을 통해 제안된 수도계량기의 수압조절, 양치컵 사용, 샤워시간 줄이기, 양변기에 페트병 넣기 등이 그것이다.

광주시는 보다 근본적인 중장기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1인당 물 20% 절약 실천 캠페인까지 전개하며 지하수 개발 등 비상 수원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도 찾고 있다. 전남의 사정도 비슷하다. 4대 광역상수원 저수율이 심각 단계로 떨어졌다. 전남 22개 시군에 식수를 공급하는 주암·장흥·평림·수어댐 등 4개 광역상수원의 저수율은 평균 35.8%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남 도내 일부 섬 지역에서는 이미 제한급수를 하고 있다.

사람이 물 마시기가 힘든 지경인데 농작물은 오죽하랴. 농작물 밭작물 피해가 커지고 있다. 가을 가뭄으로 마늘과 양파 등 월동작물 피해도 나타나고 있다. 10월에 조생 양파 정식이 이뤄진 고흥지역의 경우 저수지와 웅덩이까지 말라 물을 제때 주지 못하자 양파가 제대로 자라기도 전에 누렇게 마르기 시작했다. 일부 남부지역의 난지형 마늘과 시금치도 발아가 잘 안 되고 수분이 부족해 생육이 더딘 상태다.

조선시대라면 기우제라도 지내겠지만 기상 이변으로 많은 비가 오지 않는 한 물 아껴쓰기 외에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물 절약 캠페인을 펼치고 시·도민들에게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광주시와 전남도가 머리를 맞대고 심각한 기후위기 시대에 강수량에 의존하는 식수원 확보 방식에 대한 대응방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 현재 수자원 관리는 대부분 정부 중심으로 이뤄짐에 따라 지역별 가뭄 발생 빈도, 용수 이용량, 수자원 공급시설 등을 기반으로 한 세밀한 분석이 부족하다. 지역에 맞는 연구를 통해 맞춤형 가뭄 대응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아울러 극단적 가뭄 상황에 대비한 지하수 개발과 영산강 하천수 공급 방안 등 비상대책도 고려해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상시화되고 있는 가뭄에 선제적·종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광주시와 전남도에 가뭄대응 종합대책반 상시 가동이 필요하다. 가뭄이 국지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변화된 기후에 따른 가뭄대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가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혜를 짜내야 할 시점이다. 정부 역시 물부족 국가임에도 수요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구조 변화 등 구조적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당분간 가뭄을 해갈할 만한 비 소식이 없어 식수원 고갈이 코앞이다. 발등의 불이다. 다가오는 겨울 필요한 만큼 강수량을 확보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다. 시민 의식에 기댈 도리밖에 없다. 일상 속에서 한 방울의 물이라도 아껴 쓰기 위한 작은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시민들은 위기의식을 크게 못 느낀다. 당장 수돗물이 잘 나오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절약운동을 하지 않으면 곤란한 지경에 처할 수 있다. 시민 모두가 지혜를 모아 물 한 방울이라도 아끼는 절약 정신을 발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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