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기국회 마지막날까지 끝장대치…예산안 담판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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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기국회 마지막날까지 끝장대치…예산안 담판 '안갯속'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2.12.0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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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박홍근, 여야정 협상 이어 의장 주재 회동…막판 줄다리기 계속
與 "2.6조" vs 野 "5.1조" 감액 신경전…'법인세 인하' 막판 최대 걸림돌
내년도 예산안 협상 불발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9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여·야·정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마친 뒤 의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2022.12.9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예산안 협상 불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9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여·야·정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마친 뒤 의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2022.12.9 (사진=연합뉴스)

여야는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에도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강대강 대치를 이어갔다.

앞서 여야는 회기 종료일인 이날까지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했으나 대통령실 이전을 비롯한 주요 쟁점 예산은 물론 법인세율 인하 등 예산부수법안을 놓고도 평행선을 달렸다.

아울러 본회의 처리를 앞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이라는 외생변수까지 맞물리면서 예산안의 극적 타결 가능성은 더욱 안개에 싸인 형국이다.

국민의힘 주호영·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양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여·야·정 협의를 진행했다.

이어 김진표 국회의장 방으로 자리를 옮겨 협상을 이어갔으나 접점 마련에 실패했다. 김 의장 주재 회동에서는 고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의장 주재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법인세와 관련해 민주당이 요지부동이다. 민주당은 의장 중재안도 거부했다"며 "일단 법인세 합의가 돼야 한다. 아직 (예산안) 감액 규모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도 "여전히 쟁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여야가 오후에 극적 합의를 한다 해도 정부의 시트 작업(계수조정작업)에 걸릴 시간을 감안하면 이날 중 예산안 처리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2014년 국회 선진화법 시행 이후 예산안이 정기국회 회기를 넘겨 처리된 적은 한 번도 없다.

발언하는 주호영 원내대표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2.9 (사진=연합뉴스)
발언하는 주호영 원내대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2.9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야당이 정략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 심사에 어깃장을 놓고 있다며 조건 없는 협조를 촉구했다.

특히 막판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와 관련, 민주당에 정부·여당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정부·여당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장 주재 회동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중 이 문제(법인세율 인하)가 타결되면 예산안도 수월하게 통과될 수 있다"면서 "김 의장이 중재안(2년 시행유예)도 냈지만, 민주당은 최고세율을 낮추는 것은 도저히 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법인세율 인하)가 오늘 중 타결되면 예산안도 수월하게 통과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법인세 비중이 7위에 달한다"며 "국민이 법인세 인하를 대선공약으로 내건 윤석열 정부를 선택한 만큼 야당의 대승적 결단을 요청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예산안 감액 규모를 놓고도 국민의힘은 마지노선을 2조6천억원으로 설정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정부가 건전재정을 목표로 이미 허리띠를 졸라맨 만큼 국회에서 감액 규모를 더 키우지 말자는 주장이다.

이는 예산안에 임대주택·지역화폐 등 이른바 '이재명표 예산'을 반영할 '공간'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미 건정재정 기조로 20조원 넘게 예산 구조조정을 했고, 국세 중에도 22조원 넘게 지방으로 이전되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 기준에 맞춰 감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고위에서 발언하는 박홍근 원내대표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2.9 (사진=연합뉴스)
최고위에서 발언하는 박홍근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2.9 (사진=연합뉴스)

반면 민주당은 '초부자감세 폐기·민생예산 수호·시행령에 근거한 불법예산 철회'로 요약되는 예산안 심사 기조를 분명히 하며 맞서고 있다.

특히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내리자는 정부·여당안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여당안의 시행을 2년 유예하자는 김 의장의 중재안도 거부한 상태다.

아울러 예산안 감액 규모는 '최소 5조1천억원'으로 못 박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최고위 회의에서 "이틀 내내 밤늦게까지 협상했으나 아직도 쟁점이 많아 헛바퀴만 돌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독단과 일방통행이 정기국회 내 예산안을 처리한 관례마저 산산이 깨트리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상황을 보면 예산안을 합의 처리할 의사가 없는 것 같다"면서도 "본회의가 예정된 오늘 오후 2시까지는 협의를 진행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최종 협상 결렬 시 자체적으로 마련한 '예산안 수정안'을 단독 처리하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오늘 오후 2시까지 합의가 되지 않으면 우선 수정안을 내겠다고 의장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라디오에 나와 "끝내 합의가 어렵다면 단독안을 처리하는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했다.

그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내리는 정부안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시행을 2년 유예하는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안도 받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선(先) 이상민 해임건의안, 후(後) 예산안' 처리 입장을 분명히 하며 김진표 국회의장에 대한 압박도 병행했다.

박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예산안을 먼저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 같은데 국회법상 시한이 정해진 인사 안건을 우선 처리하는 것이 국회의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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