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눈 치우기 담합' 들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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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눈 치우기 담합' 들어보셨나요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2.12.21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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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도로…제설 나선 시민19일 오전 광주 서구 상무1동 주택가에서 시민이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2022.12.19 (사진=연합뉴스)
눈 덮인 도로…제설 나선 시민
19일 오전 광주 서구 상무1동 주택가에서 시민이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2022.12.19 (사진=연합뉴스)

오늘은 새벽부터 비와 눈이 섞여 온종일 내렸다가 그쳤다를 반복했습니다.

동지인 내일부터는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까지 눈이 10~25cm 정도 내린다고 합니다.

50여 년 만의 가뭄에 비든 눈이든 뭐가 온다고 하면 귀가 쫑긋해지는 요즘입니다.

근데 오늘 내린 비는 일명 '어는 비'였습니다.

비가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얼음으로 변해 빙판이 된다는 어는 비가 눈과 섞여 내렸습니다.

지난 월요일부터 어제까지는 지난주에 내린 눈을 제때 치우지 않은 탓에 얼어버린 눈 때문에 운전자와 보행자가 곤욕을 치렀습니다.

지난 주말 폭설이 내린 광주·전남 지자체에는 눈을 치워달라는 민원이 잇따랐지만 지자체들은 외면했습니다.

일선 지자체들은 주말 비상소집 부담에 서로 눈치를 보다가 "월요일에 하자"고 한 것입니다.

일명 '담합'을 한 것이죠.

세상 살면서 '담합'이란 말은 수없이 들어왔지만 공무원들이 시민 편의를 외면하는 일에 담합했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습니다.

'비상근무'라는 말도 그냥 말뿐이었습니다.

광주시는 시대착오적인 '관할 타령'만 했습니다.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오히려 시민들이 나서서 눈을 치우는 광경을 보고 동공이 확장했습니다.

안과에 가야 할 뻔 했습니다.

광주시장과 일부 구청장들, 전남 일부 시장·군수들은 제설 차량에 탑승해 보거나 장비를 확인해보는 퍼포먼스만 하고 정작 눈 치우는 현장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일부 제설 차량만 주요 도로를 돌아다니며 대충대충 제설제를 뿌리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제설 보조인력도 동구 9명, 서구 12명, 북구 19명, 광산구 20명, 남구 30명이고작이었습니다.

숫자를 보니 형식적이란 걸 초딩들도 알 수 있습니다.

이것 또한 퍼포먼스 행정으로 밖엔 보이지 않습니다.

일부 구청은 폭설이 내린 주말 적설량에 따라 전 직원 비상소집 등을 통해 "눈 치우기에 나서겠다"고 보도자료까지 내며 제설 노력 홍보를 했습니다.

근데 17㎝ 넘게 눈이 쌓인 지난 18일 비상소집은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언론을 이용한 것입니다.

못된 정치인들한테 배운 것일까요.

우리는 정치인들이 국민의 부아를 돋게 하는 행태에 이골이 났습니다.

근데 공무원들까지 이러면 되겠습니까.

시민들은 공무원을 믿고 열심히 일하며 세금 꼬박꼬박 내며 살아갑니다.

본분을 좀 지켜 주셔야 하지 않을까요.

이태원 참사도 공무원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아 일어난 비극 아닙니까.

오늘 눈과 섞여 내린 비에 이미 빙판이 된 곳이 여기저기 위험천만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내일 아침 출근길도 상상이 됩니다.

차량도 행인들도 엉금엉금 곡예하듯 기어 다닐 겁니다.

눈이 내리는 중에 또 눈이 내린 뒤 매우 추워지며 도로가 얼면서 빙판이 되거나 도로에 살얼음이 끼게 될 것 같습니다.

공무원 여러분, 오늘도 광주시에서 보도자료를 통해 공무원 총동원해 제설작업을 해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더군요.

이번엔 믿어 볼게요.

시민들도 빗자루, 삽 들고 내 집 앞 눈 치우면서 두 눈 부릅뜨고 다시 한번 지켜보겠습니다.

'안전한 도시' 만들겠다고 시민과 약속한 거, 잊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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