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칼럼] 공정도 상식도 없는 MB 사면
상태바
[신세계칼럼] 공정도 상식도 없는 MB 사면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2.12.24 1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CG)[연합뉴스TV 제공]
이명박 전 대통령(CG)
[연합뉴스TV 제공]

"도곡동 땅이 어떻다고요? BBK가 어떻다고요?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하는데 그 이상 무슨 표현이 필요합니까!"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새빨간 거짓말쟁이 이명박 후보가 외쳤던 그 모습이 15년이 지난 지금도 눈에 선하고 귀를 쟁쟁 울린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10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 원, 추징금 57억8천여만 원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았다. 2007년부터 10여년 넘게 제기됐던 다스의 실소유주 논란에 대법원이 '실소유주는 이 전 대통령'이라며 종지부를 찍은 후다.

이명박 씨가 결국 2023년 신년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됐다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 아침 뉴스를 통해 쏟아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과반 이상의 민심을 역행하는 'MB 사면'을 기어코 단행했다. 이 씨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자금 수백억 원을 횡령하고 다스의 미국 소송비 수십억 원을 삼성전자에 대납하게 한 혐의로 2020년 10월 징역 17년형이 확정됐다. 그러나 이번 사면으로 이 씨에게 선고된 벌금 130억원 중 미납된 82억원이 면제된다. 이런 특혜를 주는 게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과 상식, 법과 원칙은 커녕 대통령의 권한 남용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 씨는 지난 6월 건강상 사유로 형 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석방돼 현재 서울 논현동 자택에 거주하고 있다. 사면설이 거론된 후엔 형 집행정지 연장 신청도 하지 않았다. 이미 사면을 보장받은 것이다. 이 씨는 이번 사면으로 17년 중 2년의 형기만 살고 약 15년 남은 형기가 면제된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이씨가 81세 고령인 데다 지병을 앓고 있으며, 과거 사례에 비춰 전직 대통령이 장기간 수감생활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는 대선 과정에서 국민을 속이고, 당선 후까지 범죄를 저지르고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국민에게 사과한 적도 없다.

여권에서 이 씨 사면 명분으로 제기하는 ‘국민통합’을 내세우지만 일고의 가치도 없는 망발이다. 무엇보다 이 씨 사면에 반대하는 여론이 국민의 과반에 이른다. 지난 15일 공개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이씨 사면에 반대한다는 응답자가 53%로 찬성(39%)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씨 사면은 부정부패 척결과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해온 윤 대통령의 평소 발언과도 배치된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이 씨 수사와 기소를 지휘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런 윤 대통령이 이 씨에게 사면의 은전을 베푼다면 자기부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매우 유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