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의 사상자를 내고 전면 중단됐다가 다시 시작된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 공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광주 동구와 HDC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 철거 공사 공정률은 91.2％로 철거 대상 594개 건물 중 52개 동만 남았다.

붕괴 사고 이후 1년 5개월만인 지난해 11월 철거 공사가 다시 시작되면서 사고 당시 남아있던 110개 건물 가운데 절반가량이 철거됐다.

110개 건물 가운데 68개 건물은 2층 이하의 소형 건물이었다.

철거 작업 난도가 높지 않아 요건을 갖춰 신고만 하면 작업할 수 있다.

신고 대상인 68개 건물 중 60개 건물은 이미 신고 절차를 마무리하고 상당수 철거됐다.

나머지 8개 건물은 보상 협상 등의 문제로 아직 신고 절차를 밟지 못했다.

건물이 3층 이상이거나 지하층이 있는 경우 해체계획서나 안전확보계획서 등에 대한 전문가 심의를 거쳐 지자체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 대상 건물은 모두 42개 동으로 이 가운데 34개 동은 안전조치 보강 등 조건부 허가가 내려졌다.

22개 동은 추가 서류와 전문가 심의 등을 토대로 이러한 조건을 충족해 최근 작업 중지 명령이 해제됐다.

나머지 12개 동은 안전 확보계획서 등이 제출되지 않았거나 심의 중이어서 여전히 작업 중지 상태다.

이들 건물은 안전조치와 관련해 까다로운 조건을 부과한 도로·통행로에 인접한 건물이어서 다소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건부 허가조차 받지 못한 허가 대상 8개 동은 보상 협상 등의 문제로 절차가 진행되지 못했다.

이 중 4개 동에 대한 허가 요청 서류가 최근 접수돼 2건은 허가 완료됐고 2건은 심의 중이다.

시공사 측은 오는 3월께 모든 철거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학동 붕괴사고는 지난해 6월 9일 오후 4시 22분께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의 버스 정류장에서 발생했다.

철거 공사 중이던 지상 5층짜리 건물이 통째로 무너지면서 바로 앞 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 1대가 매몰돼 승객 9명이 숨지고 다른 승객과 운전기사 등 8명이 다쳤다.

사고 직후 동구는 공사를 전면 중단시키고 안전 계획서 등을 재검토하거나 보강할 것을 요구했다.

광주 동구 관계자는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고 안전한 공사 현장이 되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