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칼럼] 혹한보다 더 싸늘한 설 민심은 이랬다
상태바
[신세계칼럼] 혹한보다 더 싸늘한 설 민심은 이랬다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3.01.25 18: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휴 끝 직장으로전국에 한파 특보가 내려진 25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에서 설 연휴를 뒤 첫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2023.1.25 공유 댓글 (사진=연합뉴스)
연휴 끝 직장으로
전국에 한파 특보가 내려진 25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에서 설 연휴를 뒤 첫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2023.1.25 공유 댓글 (사진=연합뉴스)

이번 설 밥상머리 민심은 한파보다 더 매서웠다. 설 민심은 '경제난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애절한 호소였다. 그러나 여야는 경제와 민생이 최우선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지만 집권여당은 '대통령 하수인', '존재감 없는 정당'으로, 야당은 '당 대표 리스크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정당'으로 폄하됐다. 여당은 집권당으로써 책임감을 뒤로 한 채 차기 당권을 놓고 볼썽사나운 집안싸움을 이어간 데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야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두 번째 검찰 소환을 앞두고 '죄가 있으면 죄값을 치러야 한다', '야당 대표 범죄자 프레임 씌우기'라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전국의 민심은 '경제를 살려야 하는데 왜 이러고 있느냐', '민생은 언제 안착시킬 것이냐'는 외로운 외침뿐이다.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정치권의 각성과 민생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무엇보다 서민 경제와 어려운 농촌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광주 시민들은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 사업 등 지역 경제 현안에 대한 바람이 컸다. 17년 만에 사업이 재개된 이 사업은 소상공인이 불편을 겪거나 희생을 당하지 않도록 상생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남 도민들은 솟값과 쌀값 하락 등으로 피폐한 농촌 경제를 살려달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런 가운데 설 연휴는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정치권은 민심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조용하기만 하다. "라면 한 개 값이 1천원에서 1천500원으로 오르면서 복지센터에서 라면을 기부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며 "민주당이 지역화폐 예산이나 경로당 난방 예산을 살렸는데 앞으로 더 민생 챙기기에 나서겠다"는 이병훈 의원의 한마디뿐이었다. 전남지역 10명의 국회의원 중 7명이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소속돼 있으면서도 어려운 농가를 위한 양곡관리법을 본회의에 회부해 놓고도 여당 탓만 했다. 이런 모습을 보고 도민들은 정치가 실종됐다며 속앓이만 하고 있다.

텃밭의 민심은 이렇듯 중앙 무대에서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현역의원들에 대한 원망이 크다. 교체가 필요하고 혁신공천을 통한 민주당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당연하다. 실제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남의 경우 내년 총선에서 '다른 새 인물로 바뀌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68.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고물가와 고금리 양상이 지속하는 가운데 설 연휴를 지나며 난방비 급등 문제가 민생 문제의 화두로 등장하는 모양새다.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취약계층 등을 중심으로 실효적인 지원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아우성치는 민심을 듣고도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정치인들, 내년 총선에 나가려거든 지역 민심 새겨듣고 본연의 직무에 최선을 다해야 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