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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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세상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3.02.0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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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사회에서 악수하는 김기현-안철수연합뉴스 자료 사진
신년인사회에서 악수하는 김기현-안철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세상 구경 중에 가장 재밌는 구경이 '남의 집 불구경이'라는 말이 있다.

놀부같은 심보라는 생각이 떠오르는 말인데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당 대표 경선과정 구경을 말하려고 꺼낸 비유다.

국민의힘 당 대표 두 유력 주자들은 진즉 날라가버린 머리카락을 심었는지, 부분 가발을 썼는지 초가집 지붕 이엉 얹은 듯 단정하고, 팔자주름 다리미로 펴고, 칼날 같은 눈꼬리 올리기로 마치 포청천 같아 보인다.

이런 모습으로 당원들을 만나면서 지지를 호소하며 웃고 다니지만 사실 웃는 게 아니다.

사람 눈은 못 속인다. 누가 봐도 웃긴 웃는 것 같은데 웃는 것 같아 보일 뿐이다.

리모델링을 너무 심하게 한 탓이기도 하지만, 사실 웃을 처지가 아닌 까닭이기도 하다.

이른바 윤심팔이 '윤심 경쟁'을 하는 것은 민주당에게는 남의 집 불구경하듯 타오르는 불에 손을 데우며 껄껄껄 웃게 만든다.

이렇게만 하면서 3월 전당대회를 치러주면 민주당은 '땡큐'다.

사실 난방비 등 민생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고 저소득층은 오돌오돌 떨면서 하루하루 추위를 버텨가는데 참 꼴불견이다.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처럼 으르렁대며 이전투구하는 그들의 모습이 처량하기까지 하다.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역겨운 이런 꼴들을 언제까지 보며 살아야 하나 싶다.

텃밭의 더불어민주당도 그닥 다르지 않다.

쪽수만 많으면 뭣하나. 존재감 없이 희미한 것을.

민생은 모르쇠하며 다음 총선 공천장 받으려고 중앙무대에서 깜짝 눈도장 찍기나 튼튼한 동아줄도 아닐진 데 줄 잘 서려고 나대는 모습은 안타깝기만 하다.

자기네들 지역 골목길은 살피기나 하는지, 어려운 주민이 얼마나 힘들게 허덕이고 있는지 둘러보고 대책은 마련하는지.

물론 주민들의 민원을 챙기기 위해 불철주야 열심히 동분서주하는 의원들도 있다.

엊그제 민주당 광주시당이 시민 1천여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다.

정치에 불신이 깊어선지 국회의원 의석수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하지만 광주시민의 정치를 바라보는 인식은 언제나 그러하듯 다르지 않다.

텃밭은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이 콘크리트처럼 굳어진 탓인지 몰라도.

여론조사에서 공천방식 질문에 권리당원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50대50으로 지금처럼 경선룰을 유지하자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위로 아부하고 아래는 외면하며 민심 아닌 '명심', '이○○심'만 기대하는 지금의 룰을 유지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민주주의는 균형을 이루고 다양한 의견이 충돌해 최대공약수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닐까.

텃밭의 푸른 물결은 항상 좋았다.

어려울 때마다 대동정신으로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으니까.

하지만 이번엔 생각을 달리해야 하고 보이지 않지만 다르기도 하다.

5년 만에 정권을 빼앗기고 수모를 당하는 야당이 됐으니.

내년 총선에서 최소 과반 이상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지옥같은 세상을 더 살아내야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푸른색 공천만 받으면 중앙 무대로 보내는 그런 우를 또 범해선 안 된다.

지역 여론을 반영한 상향식 공천을 해 큰일을 하는 여의도로 보내야 한다.

2016년 20대 총선처럼 녹색 바람이 불지 않더라도 흰색(무소속) 바람도 불 것 같은 분위기가 엿보인다.

1당 독점을 허용해선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색이 싫으면 흰색이라도 섞여 상호 견제하며 지역을 살려야 한다.

그래야 시민 눈치도 보고 자기네들끼리 해 먹는 독선적 스크럼 정치를 하지 않는다.

이번에야 말로 시민이 독한 마음을 먹어야 한다.

우리네 인생이 팍팍한 것은 그놈의 '정 때문'에, '미련 때문'이다.

유행가 가사처럼 '정주고 내가 우는 꼴'이 되지 말아야 한다.

'색깔'만 보지 말고 '인물'도 봐야 하는 이유다.

당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 즉 인물이 먼저다.

그래야 공정하지도 않고, 상식도 없는 이 세상에서 따뜻한 밥 한 끼라도 맘 편히 먹을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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