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 '성과급 잔치'에 1조원 넘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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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 '성과급 잔치'에 1조원 넘게 썼다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3.02.1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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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은 7조원대…尹대통령까지 '돈잔치' 비판
취약계층 지원·이자 경감 등 요구 커질 듯
시중은행지난달 9일 서울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2023.1.9
시중은행
지난달 9일 서울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2023.1.9

시중은행들이 연간 1조원 이상의 성과급을 직원들에게 지급하고 7조원 넘는 자금을 배당금으로 주주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금리상승기에 서민들의 경제적 고통 속에서 이자장사로 최대의 수익을 낸 은행들이 거액의 직원 성과급이나 희망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의 이른바 '셀프연임' 등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주문이 나온 데 이어 이어 은행들의 '돈 잔치'에 대한 지적까지 제기되면서 향후 은행들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5대 시중은행 성과급 매년 1조원대 기록

14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은 2021년 1조709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1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NH농협은행 상·하반기 성과급과 KB국민은행·하나은행의 하반기 성과급(미확정)을 제외하고도 지난해 성과급은 9천42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점을 고려해 2021년 성과급 수준(농협은행 1천518억원, 국민은행 3천988억원, 하나은행 65억원)으로 추산해보면 지난해 성과급은 1조3천억원에 육박한다.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은 2017년 1조78억원, 2018년 1조1천95억원, 2019년 1조755억원, 2020년 1조564억원으로 지난 5년간 매년 1조원을 넘어섰다.

인터넷 전문은행도 지난해 성과급 지급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는 전년보다 139% 많은 258억원, 케이뱅크는 105% 증가한 138억원, 토스뱅크는 78% 증가한 34억원을 지난해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 "최근 5년간 배당금 29조원 육박…국민 이자 부담 경감 필요"

배당액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은행 17곳의 배당(현금배당·주식배당) 합계는 7조2천412억원으로 집계됐다.

배당액 규모는 2017년 4조96억원, 2018년 5조4천848억원, 2019년 6조5천446억원, 2020년 5조6천707억원 수준이었다.

양정숙 의원은 "2021년에는 7조2천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60~70%의 외국인을 포함한 주주들에게 나눠주었고, 최근 5년간(2017~2021년) 현금지급기처럼 뿌린 배당금만도 29조원에 육박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린 은행권이 상생 금융과 충당금 확충 등으로 사회적 역할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은행이 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수익 챙기기만 몰두하고 사회적 역할을 소홀히 할 경우 장기적으로 국민과 시장으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일부 고위 임원 성과급이 최소 수억 원 이상 된다는 것은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해 유동성 악화 시기에 당국과 타 금융권이 도와준 측면이 있는데 이를 오롯이 해당 회사와 임원의 공로로만 돌리기에 앞서 그런 구조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배당 규모 확대 추세와 관련해서는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을 먼저 갖춘 뒤 자율적인 배당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의 예상되는 손실에 비해 흡수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경우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상반기에 새롭게 도입하기로 했다.

특별대손준비금은 자본으로 인정은 되지만 배당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배당 규모와 손실 흡수 능력을 간접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효과를 지닌다.

윤석열 대통령[연합뉴스 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날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금융당국에 '은행의 돈 잔치'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한 만큼 금융당국은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나 서민금융 공급 확대 등 민생금융 대책을 더 강화할 전망이다.

은행권에 취약차주 지원과 시장 안정 대책 협조 등을 통한 사회적 공헌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란 주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이 3년간 수익의 일부로 5천억원의 재원을 모아 취약계층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지만, 은행이 거둬들인 수익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올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의 대통령 업무보고 시기에 은행들이 5천억원 규모의 사회 공헌 기금을 내기로 했는데 불충분하다는 인식이 있었을 수 있다"며 "그 부분도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은행이 거둔 이익을 임직원 성과급과 배당금 지급에만 모두 소진할 것이 아니라, 자본금 확충을 통한 IB(투자은행) 활성화와 국민들 이자 부담 경감을 위해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표] 2021∼2022년 5대 시중은행 성과급 지급 현황 (단위:억원)

[표] 2017~2021년 국내은행별 현금배당·주식배당 합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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