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칼럼] 지역 현안 '죽 쒀서 개 준 꼴' 된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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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칼럼] 지역 현안 '죽 쒀서 개 준 꼴' 된 민주당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3.02.1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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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도심 관통하는 경전선[순천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순천 도심 관통하는 경전선
[순천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이슈로 민주당 텃밭을 흔들었던 국민의힘이 그 여세를 몰아 집요하게 지역을 파고들고 있다.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결기 가득한 모습들이 텃밭을 뒤흔들고 있다. 무등산 정상 개방, 흑산공항 개항 등에 이어 순천 도심을 지나는 경전선 우회 운행 등 민생과 직결된 현안들을 해결하고 있다.

광주시민들에게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어머니 같은 무등산은 1966년 공군 방공포대가 주둔하면서 지난해까지 25차례 일시 개방만 해오다가 오는 9월부터 상시 개방을 앞두고 있다. 2016년 정상부 복원종합계획을 수립하면서부터 56년 만의 정상부 개방이다.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은 2015년부터 추진돼온 해묵은 과제다. 방공포대 이전, 상시 개방 등 무등산 정상을 광주시민 품에 돌리려는 논의와 절차가 민주당과 광주시가 진행해왔다. 민관군 협의체를 구성하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송갑석 더불어민주당을 위원장으로 방공포대 이전 로드맵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결국 윤석열 정부에서 정상부 상시 개방 결론을 내 시민의 숙원을 이뤘다.

흑산공항건설 사업은 1천833억 원을 들여 신안군 흑산면 예리 산 11번지 일대 68만3천㎡에 활주로와 계류장, 터미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항이 건설되면 50인승 소형 항공기의 이착륙이 가능해져 섬 지역민들이 서울과 부산·인천·광주 등 주요 도시를 1시간 안에 갈 수 있어 주민 응급상황 대처와 관광객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흑산공항건설 사업은 2009년 이명박 정부가 '흑산도 소형공항 건설'을 검토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환경부는 2010년,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자연공원법 시행령을 개정, 국립공원 내 공항을, 즉 섬 전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흑산도 내에 소형 공항을 건설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만들었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립공원인 흑산도에 공항을 짓는 것을 심의했으나 여러 문제로 통과도, 부결도 아닌 안건 자체가 '철회'됐다. 그렇게 지지부진하게 흘러온 흑산공항 건설이 윤석열 정부 들어 결정됐다. 물론 흑산공항을 짓기 위해 흑산도 공항부지를 국립공원에서 해제한 것을 두고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안전문제 발생 등 숙제도 남아 있다.

뜨거운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경전선 전철화 순천시 도심 우회 문제'의 지역 현안도 정부와 여당의 적극적인 해결 의지로 청신호가 켜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관심을 보이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순천에 내려와 도심 우회를 약속하면서 내년 22대 총선 순천지역의 최대 이슈가 됐다. 경전선 광주-순천 구간 전철화 사업은 전남 중·동부권 지역 숙원이었다. 광주 송정에서 순천을 거쳐 부산 부전(총 286.7㎞)을 잇는 기존 경전선 곡선 구간을 직선으로 편 뒤 최대 시속 250㎞의 전기동력 열차를 투입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이용객 저조 등을 이유로 방치됐던 것을 문재인 정부 시절 김영록 전남지사가 강하게 밀어붙여 예비타당성조사 등을 통과하고 사업비를 확보하고 민선 7기 민주당 허석 시장 때부터 우회 요구가 있었지만 기존 노선 활용을 고집했다. 하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노관규 시장이 순천 노선의 도심 통과를 이유로 제동을 걸면서 중단됐다. 처음엔 기본계획 변경과 예타, 사업비 증액 등을 이유로 부정적이었던 전남도도 결국 순천시와 손을 잡고 새정부에 노선 우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어려울 것만 같았던 노선 우회는 정부 차원의 해결 의지를 보이면서 지역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불모지 호남에 재입성할 수 있는 계기로 삼으려는 노력이 절절하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순천 민심을 얻기 위해서는 전 정부가 받아주지 않았던 현안들을 윤 정부에서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면 표밭을 갈고 있다.

민주당은 한마디로 '딜레마'에 빠졌다. 지역민을 위해서는 현안을 환영해야 할 일이지만, 민주당 정권 아래에서는 안 되고 국민의힘 정권에서는 해결이 되는 것들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지역 숙원사업이나 현안들에 대해 장기간 갈고 닦아 놓고 머뭇거린 사이 윤석열 정권에 가로채는 꼴이 됐으니 내년 총선이 캄캄하다. 텃밭을 사수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이 난해해지며 국민의힘과 경쟁이 예상 밖으로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당 창당이 없더라도 20대 총선 때 같은 역풍이 불 것이라는 민심이 읽히는 분위기 속에서 죽 쒀서 개 준 꼴이 됐으니 내년 총선이 난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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