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충격적인 무더기 이탈표, 리더십 위기 놓인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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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충격적인 무더기 이탈표, 리더십 위기 놓인 이재명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3.02.27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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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최근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현황'위례·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27일 국회에서 부결됐다.체포동의안 부결로 이 대표에 대한 법원의 구속 여부 판단은 이뤄지지 않게 됐다.
[그래픽] 최근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현황
'위례·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27일 국회에서 부결됐다.
체포동의안 부결로 이 대표에 대한 법원의 구속 여부 판단은 이뤄지지 않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까스로 부결됐다. 297명이 표결에 참석했는데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가 나왔다. 민주당 소속 의원이 169명이고 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이 6명인 점만 감안할 때 전원 반대표를 던졌다면 175표는 나와야 정상이었다. 적어도 30명 이상이 이탈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당론 채택 대신 '부결'을 총의로 정하고 표결에 임했다. 압도적 부결을 원했고 내심 자신했던 이 대표와 친명(친이재명)계로선 충격적인 뜻밖의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규탄 집회에 나선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정권탄압 분쇄와 대동단결을 외쳤지만, 그들 중 상당수가 속으론 이 대표의 결자해지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앞에서 거대 야당이 사실상 사분오열된 상태임이 이번 표결을 통해 확인됐다. 당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된 책임은 전적으로 이 대표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때 대장동 개발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성남시에 4천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네이버 등 성남시 소재 기업들의 인허가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성남시 축구단인 성남FC에 불법으로 133억의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해당 혐의에 대해 자신이 받은 돈은 없다며 결백을 주장해왔다. 특히 성남FC 사건의 경우 정권교체 이전에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대선 패자에 대한 정치보복이라며 강하게 맞서왔다. 그러나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만 놓고 보더라도 많은 동료 의원이 이 대표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표의 혐의가 당과 무관한 개인 비위 의혹이란 점 때문일 수도 있지만, 더는 '방탄정당' 프레임에 얽매일 수 없다는 절박함의 표출로 보는 게 더 타당할 것이다.

이제 이 대표 사법리스크의 향배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 조짐이다. 이 대표는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두 사건 말고도 쌍방울 대북송금 등 여러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라있다. 앞으로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추가 소환 및 조사, 체포동의 요구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향후 검찰의 추가 영장청구에 과반수를 동원한 부결로 대응할 태세이지만 이 대표의 당내 리더십이 타격을 입은 터라 '강대강'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총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표 방탄 논란이 격화하면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특히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석권한 수도권 민심이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야권 지지층의 동요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이 대표는 자신과 당의 앞날에 무엇이 도움이 되는 길인지 심사숙고하기 바란다. 방탄의 벽을 탄탄하게 치는 것보다 '사즉생'의 자세로 영장실질심사에 나가는 게 올바른 처신이라는 당내 원로들의 조언에 귀 기울여야 한다. 떳떳하다면 불체포특권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책임 있는 정치지도자의 면모를 보일 때 길이 열리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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