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칼럼] '친명' '비명' 국민 힘들 때 정치가 더 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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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칼럼] '친명' '비명' 국민 힘들 때 정치가 더 잘해야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3.02.2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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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이재명 대표[연합뉴스 자료사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턱걸이로 부결되면서 민주당 텃밭인 광주에 후폭풍이 들이닥쳤다. 민주당 당헌 개정안 부결을 주장했던 의원 28명을 '찬성표 의원'으로 지목하고 내년 총선에서 퇴출하자는 움직임이 일자 여기저기에서 계산이 복잡해졌다. 총선을 앞두고 현역의원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낙인찍기로 풀이된다. 내년 총선이 불안한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다수의 이탈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만 광주·전남 비명계 의원 일부도 단일대오에서 벗어난 것으로 추정되면서다. 당장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을 쥐고 있는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리더십 리스크'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텃밭에서 친명과 비명 그룹의 당권을 둘러싼 충돌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가결 같은 부결로 이어진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가 오는 6월로 예정된 이낙연 전 대표의 귀국 시기에 영향을 미칠지가 지역 정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정세균, 김부겸 전 총리가 최근 강연을 여는 등 정치 활동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커지고 당 지지율까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자신들의 견해에 따르라는 식의 협박과 좌표 찍기로 비난성 댓글 폭탄을 날리는 민주당 강성지지층의 관행은 용납될 수 없다. 한국 정치가 갈수록 양극단으로 치닫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강성 지지층 비위를 거스르면 차기 공천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 의원들의 눈치 보기 때문이라는 진단도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다. 공수처 설치를 반대하다 좌표 찍기 공격을 받고 공천에서 떨어진 금태섭 전 의원의 선례가 이를 말해준다. 민주당의 텃밭에서 우리 편은 '선'이고 상대편은 '악'이라는 극단적 이분법 논리로 국민을 갈라치기해 지역 공동체를 위기로 몰아넣는 행위는 사라져야 한다.

지난 22일 이재명 대표를 만난 원로들은 '선당후사', '원팀' 등을 조언했다. 권노갑 상임고문은 이번에는 우리가 뭉쳐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겠지만, 다음번에는 민주당 대표로서 '선당후사' 정신을 발휘해줬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어제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검찰은 야당 대표 망신 주기로 비춰지는 쪼개기 영장 청구는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한편으론 구속영장을 반복 청구해 이 대표의 범죄 혐의를 더욱 부각시키고 민주당 내분을 유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이 힘들 때 올바른 정치가 필요하다. 하루하루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친명이 옳으니 비명이 옳으니 하는 말은 노름판에 불과하다. 정권을 뺏기고 이렇게 수모를 당하면서 당이 갈라져 '내가 맞고 네가 틀리다'고 하면 국민의힘에게 배꼽 잡고 웃게 만드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웃기지도 않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경쟁만 보더라도 민주당은 국민만 바라보고 민생만 챙기며 주어진 일만 하면 내년 총선은 '땡큐'다. 이런 호재의 상황에서 갈라치기나 분당 가능성 얘기까지 나오는 건 정말 아니다. 민의에 부합한 '선당후사', '단일대오'만이 답이다. 텃밭에서부터 이런 정신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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