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떼먹고 깡통전세 173채 쏟아낸 광양 임대사업자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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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떼먹고 깡통전세 173채 쏟아낸 광양 임대사업자 구속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3.03.08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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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초년생·신혼부부 피해…전세가보다 떨어진 아파트 떠안기도
'깡통전세' 피해 (CG)[연합뉴스TV 제공]
'깡통전세' 피해 (CG)
[연합뉴스TV 제공]

시세 차익을 노리고 자본금 없이 임대사업에 뛰어들어 수십억원대 보증금을 떼어먹은 전세 사기범이 경찰에 구속됐다.

전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 수사2대는 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임대사업자 A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임차인 소개와 계약 알선 등 조력자 노릇을 한 B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아파트 173채를 매매가에 근접한 가격으로 임대차 계약을 맺어 전세 보증금 103억원 상당을 반환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일정한 직업이 없던 이들은 전국적으로 부동산 시세가 상승세를 이어가던 2018년 아파트 임대사업에 뛰어들었다.

자본금 없이 지인 또는 부동산업자 등으로부터 빌린 3천여만원으로 주택 근저당권 수천만원이 설정된 오래된 아파트를 사들이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매매가 수준에 아파트를 전세로 내놓고 세입자를 찾은 이들은 임대보증금으로 비슷한 아파트들을 추가로 사들이며 사업 규모를 키웠다.

산업단지와 기업체가 많은 전남 동부권에 임대 수요가 많다는 정보를 토대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광양의 20년 이상 오래된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부동산 경기가 하락세로 전환해 아파트값이 임대차 보증금보다 낮게 떨어지는 이른바 '깡통 전세'가 속출하면서 이들은 계약 만료에도 세입자에게 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됐다.

피해자 가운데 전세 보증금 반환 상품에 가입한 121명은 이들 대신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총 68억원을 변제받았다.

전세금보다 값이 내려간 아파트를 어쩔 수 없이 매입한 피해자는 26명에 이르렀다.

경매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금융기관보다 채권자로서 우선순위가 낮은 세입자의 피해는 각각 임대차 계약 기간 만료 시기가 다가오면서 커지고 있다.

주택 임대차 계약 경험이 적은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등이 주로 피해를 봤다.

전남경찰은 지난해 전세 사기 전국 특별단속을 맞아 광양에 있는 한 노후 아파트단지에서 수십 채가 한꺼번에 경매 매물로 나왔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주택 소유자와 임차인 등을 확인한 경찰은 관련 자료, 피해 사례 등을 수집해 A씨 등을 사기 피의자로 입건했다.

A씨 등은 "시세 차익으로 돈을 벌 목적이었지 처음부터 전세 보증금을 떼먹을 생각은 없었다.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서 현금 사정이 나빠진 것"이라고 경찰에서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민에게 고통을 주는 전세 사기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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