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전통시장 활성화① "전통시장 지역 명소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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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전통시장 활성화① "전통시장 지역 명소로 거듭나야"
  • 광주데일리뉴스
  • 승인 2023.03.2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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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경 남부대 초빙교수
김해경 우먼리더십 대표·남부대 초빙교수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체감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좀처럼 그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 2월 소상공인 체감 경기지수(BSI)는 56.2로 전월 대비 3.6포인트 하락했다. 전통시장의 2월 체감 BSI는 41.4로 전월보다 18.6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번 수치는 지난달 18~22일 소상공인 2천400개 업체와 전통시장 1천3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수치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호전됐다고 보는 업체가 더 많고 100 미만이면 악화했다고 보는 업체가 더 많다는 뜻이다.

최근 소상공인 체감 BSI를 업종별로 보면 소매업이 51.9로 이전보다 22.0포인트 급락했고 음식점업도 49.2로 9.1포인트 하락했다. 전통시장은 축산물 체감 BSI가 30.3으로 전월보다 59.7포인트 폭락한 것을 비롯해 수산물(-38.5포인트), 농산물(-34.7포인트) 등도 대폭 하락했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 모두 체감경기 악화를 이유로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감소를 1순위로 꼽았다.

경기침체 하락이 회복될 조짐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요즘 전통시장하면 '핫 플레이스 전통시장'으로 충남 예산군의 '예산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고향인 충남 예산상설시장을 되살리는 프로젝트로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상권 부활을 넘어 지역의 대표 명소로 거듭나 활기를 찾고 있다. 그러나 방문자들이 운영상 미비와 휴게시설, 주차시설, 화장실 등 인프라 부족을 호소하자 한 달여 간 영업을 중단하고 시설 보강에 들어갔다.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가 유튜브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잇따라 벤치마킹을 하는 등 전국 지자체 단체장들의 눈길이 예산시에 집중되며 각 지자체마다 유통산업 변화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전통시장을 살리기를 위한 사업들이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지역 관광상품과 전통시장 방문을 연계해 소상공인의 소득을 증대시키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청사진들이다. 먹거리 상품 개발, 시장 반응형 애플리케이션 개발, 관광 바우처 개발, 소비 촉진 이벤트 진행 등 다방면으로 관광시장 활성화 붐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에는 18곳의 전통시장이 있다. 그중 광주의 원도심인 동구에는 대표적인 시장으로 대인예술시장과 남광주시장이 있다. 대인예술시장은 예술과 전통시장의 공존을 위한 예술거점을 구성해 광주 문화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전통시장과 접목해 활성화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시장 내에 예술가들이 입주해 야시장 등 행사를 통해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이를 보완하는 방법 등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통적으로 수산물 특화를 내세운 남광주시장도 자신들만의 색깔을 만들어 내지 못해 사람들의 발길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동구는 연초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한 전통시장·상점가 활성화 공모에 남광주시장·지산유원지 등 6개소가 선정돼 문화관광형 시장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침체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전통시장과 상점가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지역경제 활성화,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지자체의 더 큰 노력이 요구된다.

전통시장은 인적·물적·시간적·공간적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합쳐져 교환의 기능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장소다. 하지만 동구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대인시장과 남광주시장은 상설시장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대인시장은 예술시장으로 여름철 남도달밤야시장을 열어 반짝 불야성을 이루고 만다. 남광주시장은 대표 상품인 수산물과 국밥을 특성화하기 위해 가을에 펼치는 '수국 문화 페스티벌, 수산물축제'를 열고 있지만 이 또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자체와 상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활성화하지 못하고 사람을 끌어들이는 유인책이 부족해 반짝 이벤트로 일시적 방문 효과에 그치고 있다. 시장마다 일요일에는 대체로 문을 열지 않는 상가가 절반을 넘는 등 주말 휴일에 더 많이 찾게 되는 전통시장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전통시장은 시민 삶의 현장이다. 주말 휴일에도 문전성시를 이뤄야 번영할 수 있다. 시장은 이제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을 넘어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한 지역 문화의 공간이자 쉼터로 거듭나 지역민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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