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줄 사람 생각도 없는데"…여수 정치권 의대 유치 '자중지란'
상태바
"떡 줄 사람 생각도 없는데"…여수 정치권 의대 유치 '자중지란'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3.03.24 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두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나뉘어 갈등…"여수발전 최대 걸림돌"
여수시[여수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여수시
[여수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에 유치를 추진 중인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을 두고 여수 지역사회가 자중지란에 휩싸였다.

정작 의대와 대학병원 설립 문제는 한발짝도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여수 내 두 지역구 국회의원(주철현·김회재)을 중심으로 지역사회가 양쪽으로 갈려 갈등 양상만 확산하고 있다.

24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오는 25일 여수시민회관에서 지역 정치권, 전남대학교, 순천대학교, 시민단체, 시민들이 참여해 '여수 대학병원 유치 시민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번 토론회는 김회재(여수시을) 의원의 제안으로 마련됐다.

김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주와 전남이 그 어느 때보다 하나가 돼 의대와 대학병원 유치에 힘쓰고 있는데, 여수만 홀로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여수의 미래와 전남의 백년대계를 그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토론회를 제안했다.

김 의원은 의대는 국립대가 있는 순천에, 대학병원은 순천과 인접한 여수 율촌에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주철현(여수시갑) 의원의 지역구를 중심으로 김 의원의 유치안과 토론회에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다.

주 의원은 2005년 전남대와 여수대 통합 당시 전남대 여수캠퍼스에 의대(대학병원) 설립을 약속했었다며 이를 이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갑 지역구 여수시의원 등도 김 의원의 안이 특정 지역(순천)을 명시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전직 여수시의원들로 구성된 '여수시 의정동우회'는 이날 여수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순천 의대 신설, 대학병원 율촌 유치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전남대 여수캠퍼스에 대학병원을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수시의회도 최근 두차례 임시회에서 김 의원의 주장과 같은 내용을 담은 '순천대 의대 및 여수 대학병원 설립 촉구 결의안' 채택을 두고 극심한 분열상을 보였다.

지난달 22일 임시회 본회의에 이 결의안이 상정됐는데, 양쪽으로 나뉘어 격론을 벌이다가 표결 끝에 부결됐다.

부결된 결의안은 지난 21일 임시회 본회의에 또 상정됐는데, 같은 논쟁 끝에 표결로 채택되지 못했다.

시의원들의 소모적 논쟁 사이 민생에 필요한 조례안 등은 심의조차 없이 부실 처리됐다.

의대(대학병원) 유치 등 지역 현안에 한목소리를 내도 부족할 판에 지역정치권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주도권 싸움에 지역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여수시민협은 논평을 내고 "결의안 하나도 합의를 못 하는 지역의 요구를 정부가 들어주겠냐"며 "두 국회의원을 축으로 하는 해묵은 분열은 대학병원 유치뿐 아니라 여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고 비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