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전통시장 활성화② "전통시장 이제 글로벌 관광시장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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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전통시장 활성화② "전통시장 이제 글로벌 관광시장 돼야"
  • 광주데일리뉴스
  • 승인 2023.04.0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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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경 우먼리더십 대표·남부대 초빙교수
김해경 우먼리더십 대표·남부대 초빙교수

세월이 흐르면서 도시가 쇠퇴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러나 도시가 쇠퇴했다고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오랜 세월 시민과 함께해온 역사성에 더해 지역 상권을 떠받치는 주요 토대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도시재생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특히 광주 동구는 원도심으로 도시재생을 통해 거듭나야 할 대표적인 지역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도시재생의 역사는 일천하다. 곳곳에서 문제점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갈 길도 멀고 험하다. 따라서 필자는 전통시장활성화 미래비전을 제시하고자 도시재생의 선진지인 외국의 사례를 통해 전통시장의 나아가 길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영국 런던 외곽에 있는 올드 스피탈필즈마켓은 35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영국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1638년에 시장으로 허가받아 런던 시민과 식당에 육류, 채소 등을 공급하며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시장 자체의 경쟁력이 여러 환경 변화로 날로 약화해 런던 최고의 전통시장은 그렇게 최악의 기피 지역으로 전락해갔다.

하지만 올드 스피탈필즈마켓은 1999년 본격적인 재생사업에 들어가면서 옛 명성을 되찾는 전기를 마련한다. 먼저 올드 스피탈필즈마켓 건물과 내부 구성을 대대적으로 변모시켰다. 시장 내부의 각종 시설물 색상을 밝고 가벼운 것으로 교체했다. 지붕과 외관도 자연 채광이 가능하도록 개조했다. 어둡고 답답했던 전통시장의 분위기가 한순간에 환하고 활기차게 바뀐 것이다. 출입구도 누구나 쉽게 어디에서든 시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시장의 콘텐츠도 완전히 바꿨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독창적인 디자인의 패션과 보석, 소품, 가정용품이 즐비하다. 세계 각국의 다양하면서도 맛깔스러운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구성된 음식 판매대는 올드 스피탈필즈마켓의 최고 자랑거리다. 요일별로 골동품 시장, 음반 시장 등을 번갈아 열고 정기적으로 콘서트, 전시회, 페스티벌을 마련해 방문객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올드 스피탈필즈마켓은 빅토리아풍의 시장 지붕 아래에서 소규모 지역 생산자와 소매상인, 길거리 음식 상인이 함께하는 곳으로, 시내 번화가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시장 주변의 스피탈필즈 지역에 대한 재생사업도 본격화됐다. 시장 인근에 각종 체육시설과 서비스시설이 들어선 4개의 복합 사무용 건물을 건립했다. 각종 문화공연을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도심 속 다목적 광장과 도심형 정원도 만들었다. 여기에 대형 쇼핑몰과 식당가도 조성해 주거와 업무, 여가를 한 곳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올드 스피탈필즈마켓 재생사업의 성공은 이 일대의 그림을 바꿔놓았다. 시장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이 늘면서 침체했던 주변 상권까지 자연스럽게 활기를 띠고 새로운 대형 건물이 속속 들어섰다. 전통시장의 성공적인 재생사업이 런던에서 가장 가난한 자치구 가운데 하나였던 이 지역의 성장을 견인해낸 것이다. 이 때문에 전통을 유지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연계함으로써 도시재생의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통시장은 이제 지역의 명소로 거듭나며 글로벌 관광시장으로 성장해야 한다. 한국의 멋이 가미된 신한류 열풍 등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위해 한국의 멋과 맛을 살려 역사와 전통을 정립하고 글로벌시대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

요즘 국내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그 첫 번째로 소비자들이 가고 싶은 공간으로 변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MZ세대 등이 가고픈 곳으로 만드는 유인책을 찾아야 한다. 멀리서부터 찾아올 수 있는 지역 특색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고 지역의 명소로 태어나야 지속가능하고 번영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소비자들의 욕구는 머물고 느끼고 싶은 공간을 원하고 있다. 전통시장도 이런 전략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볼거리가 있는 곳에 맛집이 있고, 좋은 물건이 있으면 쇼핑으로 연결이 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온라인 시장이 성장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시장에 대한 수요도 크다. 시설 현대화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먼저 콘셉트다. 콘셉트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다시 방문하고 싶은 기억을 남게 할 수 있어 다시 찾게 되는 효과가 크다.

지자체는 전통시장 활성화 지원본부 마련 등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직접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인적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점검하면서 혁신을 거듭해야 한다. 지자체장은 CEO 마케팅, 명예 일일시장 역할로 매출액 증대는 물론 현장 애로사항 청취로 공감하는 실천적 땀방울 지원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나아가 글로벌 관광의 시대, 한국의 전통미를 담은 관광시장, 멀리서부터 찾아올 수 있는 지역 특색에 맞는 콘텐츠 등 차별화된 시장을 만들고 한국의 역사 신한류 열풍 등 외국인 관광객 유입의 증대에 맞추어 관광시장으로 도약해야 한다. 시장 활성화는 전통시장을 살리려는 국가, 지자체와 상인, 이를 지지 견인하는 시민사회의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나고 국내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우리는 늘 기회를 선점하지 못하고 뒷북만 치고 있다. 번영과 활로를 향한 전통시장 활성화 노력과 도전이 시급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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