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하루 살 용기 주는 '천원의 아침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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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하루 살 용기 주는 '천원의 아침밥'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3.04.1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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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의 아침밥상'(CG)[연합뉴스TV 제공]
'천원의 아침밥상'(CG)
[연합뉴스TV 제공]

"코흘리개 어린시절 할배 할매 막둥이도 도란도란 둘러앉아서 함께 먹던 아침밥상, 고기반찬 없었어도 웃음꽃이 피어나던 어머니가 차려주신 된장국에 아침밥상, 그리워라 보고파라 울어무이 밥상이 그리워…"

가수 박군의 '아침밥상' 노래 가사 일부다.

가난하고 배고픈 시절의 아침밥상이 그리운 세상이라선지 노랫말이 가슴을 메이게 한다.

요즘 '천원 아침밥' 소식이 따뜻한 울림을 주고 있다.

어머니가 매일 아침 차려주던 '아침밥 한 끼'가 그립게 되는 세상이 올 줄이야.

우리는 어머니의 정성으로 차려진 아침밥을 당연한 듯 후딱 해치우고 하루를 힘차게 살아냈다.

하지만 요즘엔 아침 한 끼를 거르는 젊은이들이 많은 세상이 됐다.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전남대를 찾아 학생들과 '1천원 아침밥'을 함께 하면서 아침밥이 화두가 됐다.

원래 1천원 짜리 한 끼는 '천원 식당'의 원조로 꼽히는 광주 동구 대인시장 내 '해뜨는식당'에서 시작됐다.

공휴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아침 문을 열어 어르신들의 든든한 쉼터가 돼주고 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에 닫는 짧은 영업시간에도 매일 100여명의 어르신들이 허기진 배를 채우고 있다.

'해뜨는식당'에 이어 일부 대학의 '천원의 아침밥', 양동시장의 '천원국시집' 등은 주머니가 두둑하지 않은 학생과 서민들에게 하루를 살 용기를 주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 대표가 온 날인 지난 7일 오전 8시 정각, 전남대학교 제1학생회관은 식당에 입장하려는 학생들의 긴 줄이 늘어섰다.

아침 식사를 1천원에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을 이용하려는 학생들이다.

학생들은 1천원을 돈 바구니에 넣고 서둘러 식판에 음식을 담았다.

이날 메뉴는 오삼불고기, 김치, 시금치, 고추장아찌, 된장국으로 천 원짜리 식사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양질의 음식이 나왔다.

싸고 맛있는 음식이 제공되자 하루 평균 200여명의 학생이 아침잠을 마다하고 천원의 아침밥을 애용한다고 한다.

한 학생은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나면 점심까지 가볍게 먹을 수 있어 식비를 크게 아낄 수 있다며 "저처럼 용돈이 늘 쪼들리거나 형편이 어려운 가난한 학생들에게는 한 끼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했다.

천원의 아침 식사는 전남대에서 2015년 전국에서 최초로 시작했다.

이어 2017년부터 문재인 정부가 지원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원 규모가 작아 규모를 늘려 더 많은 허기진 학생들을 챙겨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이 대표는 지원 규모를 대폭 늘려서 최소한 먹는 문제만큼은 학생들이 고통을 받지 않게끔 해야 한다며 정부의 역할을 늘리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이에 뒤질세라 국민의힘 측도 자기네들이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주도했다며 말씨름을 걸어왔다.

또 본질에서 벗어난 배부른 위정자들의 논쟁이다.

속된 말로 누가 먼저 한 것이 뭐가 그리 중요한가.

지원 규모를 늘려 배고픈 학생이 없도록 해야 하는 게 팩트 아닌가.

학교뿐만 아니라 소외된 곳, 독거 노인들에게도 따뜻한 한 끼를 제공해야 한다.

우리가 믿고 사는 대한민국이라면 배곯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이 설움 저 설움 해도 배고픈 설움이 제일'이란 속담도 있다.

위정자들은 등 따습고 배부르니 배고픈 사람 심정을 잘 모를 것이다.

어린 시절 어려웠던 추억은 지우고 싶을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뒤질세라 중앙 정부, 대학과 협력해 '천원의 아침밥'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개인 치적 쌓는 데에만 정신 팔지 말고 시민들의 한 끼 밥부터 챙겨야 한다.

시민들과 말싸움하면서 이겨 먹으려 하지 말고 민생을 살피고 챙겨야 한다.

위정자, 위정자가 되려는 자 모두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성찰부터 해야 한다.

무너진 민생 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

위정자들은 지금의 위기를 위기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한 치 앞이 안보이는 심각한 문제다.

위정자들이여. 제발 민생을 살펴라. 그리고 챙겨라. 민생이 별것이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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