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멍'때리며 살고 싶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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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멍'때리며 살고 싶은 세상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3.05.23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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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하려고 노력 중21일 오후 서울 잠수교에서 열린 2023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멍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 2023.5.21 (사진=연합뉴스)
아무것도 안 하려고 노력 중
21일 오후 서울 잠수교에서 열린 2023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멍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 2023.5.21 (사진=연합뉴스)

'멍∼멍∼멍∼'

우리집 반려견이 집에 들어가면 반기며 짖는 소리는 아름답다.

'∼멍∼~멍~~~멍'

이 '멍'은 귀에 들리는 소리가 아니다. 정신줄을 놓은 사람 모습의 의성어다.

요즘 세상살이가 힘들어 '멍'을 때리며 머리를 정지시키는 방법이 다양해졌다.

'멍~' 때리는 것도 하 수상한 세월인지 다양해진 것.

"골라~골라~" 골라서, 하고 싶은 '멍'을 때릴 수 있는 세상이다.

불을 피워놓고 멍하니 불을 바라보는 '불멍', 아무 생각없이 강가나 바닷가에서 물을 바라보는 '물멍', 숲을 보는 '숲멍', 바람을 즐기는 '바람멍'.

덜컹덜컹 시골버스 타고 창가에 파노라마처럼 스치는 한 폭의 산수화를 즐기는 '풍멍'도 있다.

요즘엔 '논멍', '밭멍' 등 어떤 대상 뒤에다가 '멍'을 붙여 생겨난 신조어들도 나오고 있다.

요즘 들어 더욱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표정이 일그러진다.

정치 이야기가 파안대소하게 하는 일이 없다.

정치가 뭐길래 국민 마음을 이렇게 상하게 하는가.

가수 최영철이 부른 '사랑이 뭐길래' 노래가 있다.

"사랑이 뭐길래 사랑이 뭐길래 소리 없이 나를 애태우나~"

사랑하는 사람이 내 애를 태우면 가슴이 찡해지며 엔돌핀이 돈다.

근데 정치가 뭐길래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건가.

"정치야, 너 누구냐?"

뭔지 모르는 이 정치라는 괴물 때문에 눈 감고, 귀 닫고 '멍~' 때리고 싶어진다.

요즘엔 정말이지 혐오 정치 때문에 멍때리는 삶을 살아내야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멍하다'에 대해 '정신이 나간 것처럼 자극에 대한 반응이 없다'는 뜻으로 설명한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잡념을 잊고 멍하게 보내는 것이 그저 무의미한 일만은 아닌 세상이다.

추천드린다. 정치라는 두 글자만 머리에서 지워버리고 멍때리기 해보시라.

피부도 좋아지고 얼굴이 밝아질 것이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이 코인 사태에서 비친 민주당의 모습은 윤대통령과 닮았다고 했다.

고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을 빗대면서 민주당은 기민하지도 단호하지 못하다고 직격했다.

더불어 떳떳할 수 있는지 물으며 자신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의 결단과 판단이 굉장히 중요한 국면이라고 지금이 최대 위기임을 암시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민주당은 과감하게 혁신해야한다"면서 "그렇지 못하면 외부 충격이 생길 수도 있다"고 알쏭달쏭한 경고를 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길을 찾고, 국민이 마음 둘 곳을 갖도록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명 대표의 무능함은 욕 같지만 한 여름에 녹아버린 엿장수 엿판의 '엿'같다.

엊그제 민주당 한 의원의 행정 경험밖에 없는 이 대표가 정치력이 없다는 지적에 마음이 보태진다.

지도자, 그것도 정치적 지도자라면 과단성이 있어야 한다.

옳고 그름을 정확히 판단해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는 게 정치 아닌가.

여름철 엿판의 녹아버린 엿가락처럼 정치를 해서 어떻게 개혁을 하고 국민을 위한 민생을 회복시킬 것인가.

대답하고 실천하라.

그러지 못할 것 같으면 거취를 선택하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이 '역사는 더디지만, 진보한다'를 주제로 오늘 열렸다.

노 전 대통령은 '책임정치'를 줄곧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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