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쇄신기구에 전권?…출범 전부터 친명·비명 '갑론을박'
상태바
민주, 쇄신기구에 전권?…출범 전부터 친명·비명 '갑론을박'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3.05.24 17: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명 "지도부가 전권 줘야"…친명 "선출 권력 대신할 수 없어"
이원욱에 '모욕 문자' 발신인 비 당원 판명에 또 시끌…대변인 "외부세력 이간계"
최고위 입장하는 이재명-박광온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3.5.24 (사진=연합뉴스)
최고위 입장하는 이재명-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3.5.24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조만간 띄울 당 혁신 기구를 둘러싸고 벌써 당 내부에서 파열음이 나온다.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과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따른 위기를 타개하겠다며 지난 14일 쇄신의총에서 혁신 기구 출범을 결의했지만, 구성 논의 단계에서부터 계파 갈등만 노출되는 형국이다.

당 지도부는 내달 중 기구 출범을 목표로 위원장 인선에 착수하는 한편, 기구가 논의할 범위와 내용 등을 두고 내부 논의 중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2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혁신 기구 콘셉트를 논의 중"이라며 "외부 인사를 중심으로 하되, 내부 인사도 배제하지 않고 위원장도 본격적으로 물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기구가 출범하기도 전이지만,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간 기싸움이 거세다.

가장 강하게 부딪히는 부분은 혁신 기구 권한이다.

비명계에선 지도부가 혁신 기구에 '전권'을 위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친명계에선 '이재명 공격'에 다름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비명계 윤건영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일 중요한 것은 혁신위의 권한이다. 전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며 "당 지도부의 권한을 과감하게 위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를 비롯, 의원 모두가 현재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가능한 일"이라며 "혁신의 범위를 제한하면 안된다.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심정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친명계인 양이원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혁신위는 갈등을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한 혁신책을 제시할 수 있게 꾸려지길 바란다. 다만 혁신위는 임명, 당 지도부는 선출. 임명 권력이 선출 권력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적었다.

그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당의 지도부는 지도부의 역할이 있고 혁신위는 혁신의 역할이 있다"며 "전권 위임이 어떤 의미인지 잘 이해를 못하겠다"고 했다.

질의·토론 하는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4차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에서 질의 ·토론하고 있다. 2023.4.13 (사진=연합뉴스)
질의·토론 하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4차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에서 질의 ·토론하고 있다. 2023.4.13 (사진=연합뉴스)

친명·비명계간 갈등은 비명계가 이재명 대표에 요구하는, '개딸'(개혁의 딸) 등 강성 팬덤과 결별 문제를 둘러싸고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

이원욱 의원이 지난 21일 '수박 놈들은 이번에 완전 박멸시켜야 한다' 등 모욕적 내용이 담긴 문자를 공개하고 "이재명 대표님, 이걸 보고도 강성 팬덤들과 단절하고 싶은 생각 없으신지 묻고 싶다"는 글을 올린 게 도화선이었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강성 당원들이 비명계 의원들에 사용하는 멸칭 표현이다.

지도부는 이튿날 당 윤리감찰단에 모욕 문자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고, 당원 명부 확인 결과 발신자는 당원이 아닌 외부인으로 드러났다.

당사자인 이 의원은 조사 결과와 관련,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냥 당원이 아니니까 (조치를) 중단해야 하나. 당 차원의 고발 조치가 추가로 가해질 수도 있다"며 "여기서 그냥 중지해버리면 싱겁게 끝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서은숙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무슨 근거로 그 문자를 보낸 사람이 '개딸' 당원이라고 단정해 당 대표에게 개딸과 절연하라고 요구했는지 소명하라. 상대를 악마화해 공격하려는 순간부터 모든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 의원을 겨냥했다.

일단 당은 문자 공격을 외부의 '이간계'로 규정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문자 테러' 감찰 결과를 공지한 서면 브리핑에서 "발신자가 당원이 아닌 것이 확인됐다. 외부 세력의 이간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감찰단은 이 의원의 문자 공개 당시 발신자를 강성 당원으로 단정한 정황과 근거도 확인해 향후 유사한 이간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모욕 문자를 강성 당원이 보낸 것으로 단정한 이 의원 책임론을 에둘러 비판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