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향한 날개 짓 ‘광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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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향한 날개 짓 ‘광주국제영화제’
  • 광주데일리뉴스
  • 승인 2014.06.20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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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국제영화제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

21세기의 도래와 함께 시작했던 광주국제영화제는 작년으로 13회를 맞았다. “민주화의 도시”라는 이름 위에 아시아 문화의 중심 도시로서 한 발 더 도약하기 위해 노력한 지난 13년이었다. 찬란했던 시작에 비해 어려움이 많았지만, 광주 시민들의 자발적인 도움으로 극복하고, 이제 2014년 14회 광주국제영화제를 앞두고 있다. 세계 만민의 소망이라고 할 수 있는 “평화”라는 주제를 안고 앞으로 나아갈 광주국제영화제. 그 길을 살펴본다.

문화산업의 발달과 함께 국내 영화계는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첫 국제 영화제'라는 타이틀을 선점하기 위한 도시들 간의 경쟁이 치열했고, 광주 역시 최초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준비 부족과 영화제에 대한 인식 부족은 국내 첫 영화제 개최의 공을 부산이 가져가도록 했고, 그 사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전주국제영화제가 개최되며 광주국제영화제의 개최는 멀어져 가는 듯 했다.

그 이듬해인 2000년, 광주국제영화제는 ‘청소년 영상축제’를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청소년들의 자유로운 창조적 표현으로 영상문화기반 조성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영화 축제를 기획하고, 본격적인 준비를 진행한 것이다. 영상키드들의 축제의 장인 '2000 광주 국제 청소년 영상축제'가 10월 20일부터 닷새 동안 펼쳐졌고, 국내외 청소년들이 직접 제작한 디지털 영화와 단편, 장편, 애니메이션 등이 상영되었다.

광주국제영화제 '2001 광주국제영상축제'라는 이름으로 첫 발

그리고 2001년 12월 7일, 그토록 기다리던 광주국제영화제가 '2001 광주국제영상축제'라는 이름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제1회 영화제가 시작된다'라는 컨셉으로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세계의 신예 감독들을 소개하는 ‘영시네마’, 세계 영화사에 훌륭한 업적을 남긴 감독들의 최근작들을 상영하는 ‘마스터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었다. 특히 개막작 <시간의 사용>의 로랑 캉테나, 일본의 중견 스와 노부히로 등이 관객과 평론가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제2회 광주국제영화제는 ‘빛, 꿈, 감동의 나눔’이라는 테마로 총 18개국 205편의 작품들을 소개하였다. 베를린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고, 미국 비평가협회 신인 감독상을 수상한 <조지워싱턴>, 칸 영화제 국제 비평가상을 수상한 <언러브드> 등이 상영되었다. 스페셜 섹션으로 마련된 '니카츠 에로영화 걸작선' 에서는 로망 포르노의 대표작들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호응을 받았으며 특별 행사로 마련된 '동북아시아 영화보기’에서는 동북아시아 영화를 집중적으로 조명함으로써 이웃 나라의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2003년에는 '시네필이여 부활하라'라는 슬로건으로 제 3회 광주국제영화제가 개최되었다. 영화제가 진행되는 10일 간 7개의 극장에서 상영된 216편의 영화에 4만 5천 여명의 유료 관객을 동원하며 제3회 광주국제영화제는 전년도에 비해 크게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개막작으로 선정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비롯하여 많은 영화들이 매진 사례를 기록하는 등 외형적으로 큰 흥행을 거두었다.
제3회 광주국제영화제의 흥행에 힘입은 제4회 영화제는 ‘김염회고전’으로 1930년대 상하이 흑백 무성·유성영화를 6편 선보였다. 당시 김염의 부인인 ‘친이여사’는 상하이에서 직접 내한하여 김염에 대한 소개와 설명을 자세하게 관객에게 선보였다. '발견,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진행 되었다. 국내에 알려지기 힘들었던 작품들을 발굴하고, 높은 미학적․역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국내 영화시장의 한계로 만날 수 없었던 작품들을 소개했다. 특히 중국 금계백화 영화제(중국 최대 영화제) 캉 젠민 주석 등 해외 유명 영화인들이 대거 참석하여 눈길을 끌기도 하였다. 한편, 영화배우 문근영은 2회째 광주국제영화제의 홍보대사로 선정되었는데 보수가 지급되지 않는 명예직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영화제 사무국에 1000만원을 기탁하는 등 고향 축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5회 영화제 '영화를 즐기자'…거장 감독 신상옥 참가

제5회 영화제는 '영화를 즐기자'라는 컨셉으로 광주시민들 뿐만 아니라 영화를 즐기고자 하는 국내외 모든 관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영화제를 표방하였다. 개막작으로는 <헤어드레서>가 상영되었으며, 영화뿐 만 아니라 공연, 콘서트 등 체험형 이벤트가 충장로와 영화의 거리 일대에서 다채롭게 펼쳐졌다.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대만 5개국에서 거장감독인 신상옥, 시에진, 야마다요지, 당낫민, 리싱 거장감독이 내한하여 관객과 함께 본인들의 영화 인생을 진솔하게 이야기 했다. 또 2005년 제5회 광주국제영화제에서는 한국과 미얀마의 수교 30주년을 기념하여 ‘미얀마 영화 특별전’을 선보였다. 당시 미얀마 최신 영화였던 <눈의 신비>, <업 스트림>, <희생하는 마음> 등이 소개되며 다소 낯설지만 최신의 미얀마 영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6회 영화제, 예상치 못한 위기…폐지론 불구, 소규모로 기사회생

이렇게 국내에서 차츰 인지도를 쌓아가며 인기를 얻고 있었던 광주국제영화제는 2006년, 예상치 못한 위기에 부닥치고 말았다. 외부에서 영화제에 대한 개혁요구와 조직내부 갈등 등이 있었다. 영화제는 개혁특위를 가동하여 영화제 개혁안을 마련하고 위기를 극복하려 했으나 광주시의 예산 전액 삭감으로 존폐위기에 몰리게 되었다. 하지만 폐지론에도 불구하고 제6회 광주국제영화제는 민간이 주도하는 '소규모' 영화제로 기사회생하게 되었다. 공공 지원이 끊긴 상황에서 열린 '2006 광주국제영화제'는 오쿠다 에이지 감독의 '긴 산책' 상영을 시작으로 5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하였지만, 3천 여명의 관람객만을 동원하며 아쉽게 막을 내려야 했다.

2006년 6회 광주국제영화제는 대중들이 개최 여부를 기억하지 못 할 정도로 위기에 처했지만, 그 이후 광주 시민들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서게 된다. 이전까지 지원되었던 광주시와 문화관광부의 예산이 중단되어 광주국제영화제는 열악한 개최 환경 및 재정난으로 시달렸다. 하지만, 헌신적인 집행부의 노력으로 광주 시민들은 십시일반 도움의 손길을 건넸고, 광주국제영화제가 계속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기부금이 모였고, 무보수로 영화제 기간 동안 스태프 활동을 하겠다는 이들도 모였다. 이는 광주국제영화제가 민간주도 영화제로서 재도약하여 자립적으로 재탄생한 것을 의미한다.

재정난 딛고, 7회 광주국제영화제 “518영화 특별전”으로 주목

그 이후에도 여전히 재정난에 시달렸지만, 광주국제영화제는 부족한 환경에서도 끊임없이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했다. 이듬해 열린 7회 광주국제영화제에서는 특히 “518영화 특별전”이 주목을 끌었다. 이는 그 해 개봉한 영화 <화려한 휴가>의 800만 돌파와 함께 높아진 광주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관심에 화답하는 것이었다. 김지훈 감독의 <화려한 휴가> 외에도 <부활의 노래>, <꽃잎>, <박하사탕>, <오래된 정원> 등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한국영화의 대표적인 작품이 상영되었다.

2008년에 열린 8회 광주국제영화제에서는 이청준 추모전이 열렸다. 그 해 작고한 전남 장흥 출신의 소설가 이청준씨를 추모하기 위해 작가의 작품을 토대로 한 영화들을 모아 상영하고, 고인 추모 토크 또한 열렸다. 장흥 출신 소설가 김석중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 토크에는 고 이청준 작가의 작품을 토대로 여러 편의 영화를 제작한 임권택 감독을 비롯해 고인 생전에 함께 동고동락한 김선두 화백과 김영남 시인이 함께했다. 임권택 감독은 미국영화를 따라하려던 초기 자신의 작품관에서 벗어나 이 땅의 이야기를 담고 싶어졌을 때에 이청준 작가의 작품을 영화화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9회 영화제, 시민단편영화스페셜로 민간주도의 광주국제영화제의 의미 살려

‘뉴 웨이브 어게인 (New Wave Again)” 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진행된 9회 광주국제영화제는 일본 감독 마키노 마사히코의 <펭귄을 날게 하라>를 개막작으로 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특히 일반 시민 참여자들이 제작한 단편 영화들이 소개되는 시민단편영화스페셜이 처음 시작되어 민간주도의 광주 국제 영화제의 의미를 더욱 깊게 하였다. 이는 12회 광주 국제 영화제의 다양한 시민참여 섹션으로 발전하여 광주시민영상 상영전, 광주 독립영화 특선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0년에는 5.18민주항쟁 30주년, 4.19의거 50주년, 6.25전쟁 발발 60주년, 그리고 광주국제영화제 10주년을 맞이해 과거를 회상하고 미래를 위한 도약을 준비하는 “추억 (Rememberance)” 을 테마로 10회 광주국제영화제가 진행되었다. 이 해에는 광주 국제 영화제가 관객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탕으로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의미를 살리기 위해 영화제 기간 동안 관객들의 투표를 통해 폐막작을 선정했다.

11회 영화제, “웃는 평화(Smiling Peace)” 테마 차별화…김대중노벨평화영화상 신설

11회 광주국제영화는 민주인권 도시인 광주의 의미를 살려 “웃는 평화 (Smiling Peace)” 를 테마로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고 김대중노벨평화영화상이 처음으로 신설되었다. 개막식에는 집행위원장으로 선임된 배우 백윤식을 비롯해, 배우 김강우, 배우 김효진, 강운태 광주시장,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앞으로 광주 국제 영화제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평화”라는 테마를 처음 발현한 만큼 “휴머니티 비전” 섹션이 주목을 끌었다. 인간의 평화와 자연의 가치를 다룬 훌륭한 작품들을 선정해 소개했으며, 전재홍 감독의 <풍산개> 또한 상영되었다.

12회 광주 국제 영화제는 “평화를 위한 희망 (Hope for Peace)”을 주제로 5일간 60개 작품이 상영되었다. 2012년 김대중노벨평화영화상은 영화 <부러진 화살> 의 정지영 감독이 본상을, 영화 <티벳의 노래>의 중국 시에페이 감독이 특별상을 수상했다. 특히 중국당국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상영되지 못한 소수민족의 애환을 담은 <티벳의 노래>가 상영되어 주목을 받았다. 또한 광주와 인연이 깊은 아웅산 수 치 여사의 가택연금 시절이 담긴 다큐멘터리 <두려움 없는 여인>이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관심을 끌었다. 아웅 산 수 치 여사는 버마 (현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힘쓰던 중, 2004년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당시 가택연금 된 상태로 수상하러 올 수 없었던 아웅 산 수 치 여사는 지난 1월 말 수상자로 선정된 지 9년 만에 광주를 방문하여 자신의 외로운 싸움을 지지해준 광주에 대한 감사를 드러낸 바 있다.

13회 광주국제영화제, 민주와 인권, 평화의 도시…광주 위상 높여

작년 광주국제영화제는 함께하는 평화(Peace for All)를 주요 테마를 삼아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로 총 92편이 선정되어 상영되었다. 13회 광주국제영화제는 지난해보다 30여 편을 더 상영했고 시민이 직접 만든 단편영화를 상영해 시민 참여형 영화제를 시도했다. 관객 수도 작년보다 1천여 명 늘어난 4천600여 명으로 집계됐다. 광주국제영화제는 매우 적은 예산임에도 세계적 스타들이 자비로 광주 영화제를 찾는 등 국제적 위상도 높이고 민주와 인권, 평화의 도시 광주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영화제로 거듭나는데 한걸음 내딛었다는 평을 받았다.                        

▲ 스 웨이 감독<나의 나룻배> 한 장면
2013년 김대중노벨평화영화상 수상자로는 베트남의 당낫민(Dang Nhat Minh) 감독이 선정되었다. 개막작으로는 <스위트 하트 초콜릿(Sweetheart Chocolate)>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 영화는 일본 중견감독 시노하라 테츠오가 메가폰을 잡고 중국 여배우 린즈링과 일본배우 이케우치 히로유키가 호흡을 맞췄다.

▲ <스테블 라이프> 한 장면
특히 상영된 작품 중에 영화 <나의 나룻배(The ferry)>는 산골마을에서 3대째 나루터를 지키는 일가족의 이야기를 실화를 바탕으로 담아낸 가족영화다. 이 작품은 광주국제영화제에서 우수예술상을 수상한 바 있는데 제 37회 몬트리올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 쾌거를 얻은바 있다. 또한 2013년 광주국제영화제 폐막작 < 스테블 라이프 >는 미국 에미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광주국제영화제는 타 영화제들과는 달리 민주인권의 도시로서의 광주만의 정체성을 확보하며 ‘평화 영화제’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민주도의 적극적인 관심으로 일구어낸 영화제임에도 불구하고 광주국제영화제는 부족한 재정적 지원, 그리고 대중의 관심으로 인해 여전히 발전시켜야 할 점이 많다. 문화산업의 발전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인 만큼 광주국제영화제에 대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계속 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세계 문화인의 가슴에 평화를 가져다 줄 광주국제영화제가 기대가 된다.                             /GIFF 서포터즈 오현진,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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