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외국계은행 '지점 폐쇄' 칼바람
상태바
광주·전남 외국계은행 '지점 폐쇄' 칼바람
  • 광주데일리뉴스
  • 승인 2014.06.24 11: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씨티은행 순천-풍암지점, SC은행 금남로5가
"수익성 등 악화" vs "강제 폐쇄…고객 불편"

▲ 24일 지역 금융계에 따르면 미국계 정통 상업은행인 씨티은행 전남 순천지점이 지난 20일 폐쇄됐다. 앞서 지난 5일에는 씨티은행 광주 풍암지점이 문을 닫았다.
광주·전남 외국계 은행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지점 폐쇄가 잇따라 현실화되고 있다.

직원들은 "강제 폐쇄로 길거리에 나앉게 됐다"고 볼멘소리가 높고, 영업 점포의 잇단 폐쇄로 고객 불편도 우려되고 있다.

24일 지역 금융계에 따르면 미국계 정통 상업은행인 씨티은행 전남 순천지점이 지난 20일 폐쇄됐다. 앞서 지난 5일에는 씨티은행 광주 풍암지점이 문을 닫았다.

이후 순천지점은 광주지점, 풍암지점은 광주 상무지점으로 각각 통합됐다. 10여 명에 이르는 두 지점 근무자들은 파견직 신분으로 23일부터 새로운 지점으로 분산 출근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2004년 한미은행과 통합해 소매금융을 확대한 후 최근 수익성 하락을 이유로 '지점 30% 폐쇄'라는 극약처방을 내렸고 광주와 전남에서는 2개 점포가 희생됐다. 저금리, 저성장도 영업환경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영국계 글로벌 금융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도 광주 금남로5가 지점을 지난 4월 폐쇄했다. 한때 5∼6개에 달했던 광주지역 점포는 현재 3개만 영업중이다. 일부 지점은 전화상담도 원활치 않은 실정이다.

SC은행 광주지점 관계자는 "수익 감소에 따른 점포 구조조정 차원에서 일부 폐점됐다"고 밝혔다. SC은행은 '국내 지점 25% 폐쇄'를 목표로 지난해부터 '점포 지우기 '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이은 지점 폐쇄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선 수년 동안 거래해온 점포가 돌연 폐쇄되면서 고객들의 지리적, 시간적 불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당장 전남 동부권 씨티은행 고객들은 광주 점포까지 장시간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됐다.

SNS 전송 등을 통해 지점 폐쇄 사실을 미리 알렸다고는 하지만 타 은행으로의 거래처 갈아타기와 이에 따른 불편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로 타깃을 바꾸고 소매금융은 접겠다는 방침"이라며 "씨티은행을 믿고 거래를 해온 고객들께 고개를 들 수 없다"고 말했다.

점포분위기도 어수선하다. 폐쇄된 지점 직원들이 다른 지점으로 파견나왔지만 정작 이들을 위한 책상 등 근무환경은 갖춰져 있지 않아 '무언의 퇴사 압력'으로 비춰지면서 지점분위기는 뒤숭숭한 상황이다. 신규 상품 판매 거부 움직임도 일고 있다.

'억지 폐쇄' 논란도 만만찮다. 씨티은행 한 직원은 "순천지점은 2013년 기준으로 총수익 26억4900만원, 비용은 11억4300만원으로 비용 대비 수익이 양호함에도 사형선고가 내려졌다"고 주장했다.

외국계은행 한 고객은 "지난해 고객대출 정보가 대거 유출되거니 이젠 점포까지 철수해 화가 나고 안타깝다"며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전혀 다른 꼴"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