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변변한 쇼핑몰 하나 짓지 못하는 지역'이라는 비아냥처럼 들리는 이 말.
지난 14일 부산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의 '지방시대 선포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 발언이다.
광주시민에게는 자존심이 구겨지지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대한민국 광역시 중 복합쇼핑몰이 없는 유일한 도시는 광주광역시뿐이다.
민주당은 자기네들 텃밭이라면서 가꾸지도 않고 내팽개친 그들이 원망스럽다.
윤장현 시장 재직 시절인 2015년 신세계그룹이 지금의 신세계이마트 부지에 특급호텔을 포함한 복합쇼핑몰을 건립하려고 했다.
자연 자원이 부족한 광주시는 마이스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특급호텔도 필요했던 터였다.
하지만 지역 소상공인과 시민단체의 반발로 진행하지 못하고 포기하고 말았다.
이후 2017년 규모를 줄여 진행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당시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을 포함한 정치권에서 건립을 반대했다.
대통령 선거의 표만 의식한 바보 같은 짓이었다.
미래를 내다보지도 않고 상생을 외면한 근시안적 판단이었다.
소상공인이나 전통시장을 쇼핑몰과 차별화해 그들만의 둥지도 만드는 등 누이 좋고 매부 좋고 했어야 옳았다.
그저 자신들의 정치적 욕심만 채우기 위해 광주 발전과 광주시민 대다수가 바랬던 복합쇼핑몰 건립을 저버렸다.
이후 이용섭 민선7기 광주시장이 취임 초 다시 추진하려 했지만 어김없이 시민단체 등의 반발로 동력을 잃어버렸다.
여기까지가 광주 복합쇼핑몰 건립의 전부다.
윤 대통령의 '쇼핑몰 하나 짓지 못하는(광주)'라는 말에 시민들의 가슴이 아리다.
자존심도 상하고 불쾌하다. 그러나 들어도 싸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당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후보와 광주에 내려와 복합쇼핑몰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엠지세대를 비롯해 상당수 광주시민은 이에 열광했다.
대전까지 쇼핑을 다니던 시민들은 귀에 솔깃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비아냥거림까지 나올 정도로 쇼핑몰은 아직도 제자리걸음 정도다.
과거는 이제 부질없는 일이 됐다. 지금 한창 두세 곳에서 복합쇼핑몰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어떻게든 지어지겠지만 지자체가 탁상공론을 하며 하세월을 보내니 시민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신세계백화점 옆 이마트 부지에 건립될 '광주 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는 금호월드와의 입장 차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광주시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민생을 위한 적극 행정이 요구된다.
임동 전방·일신방직 공장터 '더 현대 광주’ 건립도 사업자가 감정평가액을 받아들이면서 순항이 전망되고 있다.
일반 공업 지역인 부지를 상업·주거 지역 등으로 변경해야 하는 등 시와 사업자 간 공공기여 협상이 원만하게 매듭지어지기를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지금 한창 진행 중인 광주천 아리랑 물길사업과 어우러진 광주 중심의 새로운 관광지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스쳐 지나가는 광주'에서 '머무르고 즐기는 광주'를 기대할 수 있다.
쇼핑몰과 관련해 추진되는 모든 일이 늦어지면 시민에게 그만큼 손해다.
무엇보다 이제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속도를 내려면 복합쇼핑몰을 정치적 해석이나 단순 상업시설로 바라봐선 안 된다.
문화 관광 주요 시설로 접근하는 시각이 필요하다.
복합쇼핑몰 건립과 함께 '충장상권'도 부활하는 상생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다른 도시도 그랬듯이 대기업의 복합쇼핑몰 탄생은 지역 상권을 위축시켰다.
타지역을 교훈 삼아 호남 최대 상권이었던 충장로를 복합쇼핑몰과 차별화된 공간으로 재탄생 시켜야 한다.
발길에 차일 정도로 북적였던 충장로가 지금은 지나가는 사람 보기도 힘들 정도다.
지자체나 해당 구청은 단발성 행사만 한다.
지역 정치인이나 입지자들은 외국의 사례를 들며 마치 충장로에다 프랑스 파리를 갖다 놓을 태세다.
그림의 떡이다. 구상은 크게 하되, 그보다 상인들 구제가 먼저다.
충장로 두 상가 건너 한 상가의 문은 닫히고 상인 대신 '임대' 광고판이 붙어 있다.
문이 닫힌 상가를 열게 하는 게 우선이다.
상인들에게 직접 지원하는 등의 대책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대동세상 광주, 복합쇼핑몰이든 충장상권이든 누이 좋고 매부도 좋은 '상생'만이 유일한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