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단기필마 대통령, 국민 마음 얻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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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단기필마 대통령, 국민 마음 얻어야 하는데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4.04.16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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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4.16 (사진=연합뉴스) 

말하기 좋아하고 술자리를 즐긴다는 대통령은 이제 혼술을 해야 할 것 같아 측은한 마음이 듭니다.

인간적으로 혼자 술을 마시는 모습은 안돼 보이기 때문입니다.

홀로 말 한 필에 올라 적진으로 뛰어든다는 단기필마.

윤 대통령은 이제부터는 혼자 말을 타고 터덕터덕 광야를 누벼야 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대통령을 생각하니 황해도 방언인 '베짱이', 즉 '찍찍이'란 말이 생각납니다.

권력자라고 당의 업무를 간섭하며 찍어 내리거나 찍어 올리며 '찍소리'도 못하게 입틀막을 했기 때문입니다.

'단기필마'는 자업자득입니다.

보다 못한 국민은 이번 총선에서 2년밖에 안 된 정권을 보듬기는커녕 내동댕이쳤습니다.

한 가족의 '내로남불'을 넘어 대한민국을 흔드는 '윤로남불'을 심판한 것입니다.

제 식구는 다 감싸고 숨기면서, 상대방 일가족은 참혹하게 도륙을 냈습니다.

국민을 피의자로만 보고 여차하면 감옥으로 보내려는 온갖 망나니짓을 다 하니 고개를 돌린 겁니다.

'지나침은 부족함과 같다'는 말도 무색하게 한 결과입니다.

대통령은 이제 홀로 말을 타고 달려야 합니다.

대통령실 참모들도 쉽게 구하지 못하는 고립무원 상태 같습니다.

찍찍이를 해대서 주변에 사람도 없지만, 있다고 한들 허수아비 노릇이 싫기 때문입니다.

하마평에 오른 사람들 면면을 봐도 총선 결과에 대한 진정한 민의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습니다.

과거를 짚어보지도 않고 몰아붙이며 벌집을 건드린 의료 개혁 문제는 또 어찌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누군 밀어붙일지 몰라서 못 한 게 아닌데, 덥석 물고 때려잡으려 들더니 난망합니다.

총선이 끝나고도 의정 갈등을 수습할 묘안은 찾지 못하고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널 조짐을 보입니다.

병상에 누워 있는 환자들은 어쩌고, 또 응급 상황 발생을 언제까지 견디라는 건지.

하지만 정부는 다급하지 않습니다.

고집만 부리고 기왕 이렇게 됐으니 이판사판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식입니다.

대통령이 총선이 끝나고 엿새 만에 총선 결과에 대해 입을 열었습니다.

총선 민의를 받아들인다면서도 어떤 식의 변화와 쇄신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습니다.

대통령 책임이 큰 총선 패배를 인정하기 싫은 것 같습니다.

정말 하기 싫었는지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원고만 읽으며 일방적인 생각만 쏟아냈습니다.

민생을 위해, 국익을 위해 했던 것이 국민 기대에 못 미친 것 같다고 했습니다.

대통령 자신은 최선을 다해 잘했는데, 국민이 받아들여 주지 않았다고 투덜거리는 소리로 들렸습니다.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모두의 잘못으로 희석하려하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합니다.

더 낮고 더 유연한 자세로 더 많이 소통하고 민심을 경청하겠다고 했습니다.

믿을 국민이 있을지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소통의 첫 번째가 언론과의 소통입니다.

대통령은 600여 일 전에 했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마지막입니다.

매일같이 도어스테핑을 하겠다고 무모한 용기를 내더니 안 되겠다 싶었는지 꼬리를 내리고 감춰버린지도 긴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래놓고 무슨 소통을 말하는지, 도대체 모르겠습니다.

'국민만 바라봤다'며 민생 얘기도 꺼냈습니다.

세상 물정도 모르는 대통령의 말은 누구도 믿기 어렵습니다.

정부가 올해 1분기에만 한국은행에서 33조원 가까이 빌려 부족한 재정을 메웠습니다.

한은에 터놓은 '마이너스 통장'에서 돈을 빼내 급한 불을 껐다는 얘기입니다.

통계가 존재하는 2011년 이래 가장 큰 일시 대출 규모로, 지급해야 할 이자만 자그마치 약 640억원에 이릅니다.

문재인 정부 때 코로나19로 갑자기 돈 쓸 곳이 많아진 2020년 1분기에 썼던 14조9천130억원의 두 배가 넘는 액수입니다.

특히 지난 3월 일시 대출한 35조2천억원은 14년을 통틀어 월별 역대 최대 대출 기록을 세웠습니다.

대통령은 이래 놓고 뒤로는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퍼주기 '민생토론회'를 했습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국민을 속인 것입니다.

새로운 내각 구성도 어려움을 겪을 모양새입니다.

앞길이 뻔한데 누가 이런 상황에서 총대를 매려고 하겠습니까.

독선적 지시 일변도의 태도와 자세, 이제 다 내려놓아야 합니다.

'내려놓아야 보인다'는 말이 있잖습니까.

영웅 심리로 막무가내식 말고, 순리대로 민심을 받들면 될 일입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엉망진창입니다.

국민을 제대로 바라보고 상대를 존중하고, 동반자로 생각하며 국정을 이끌어야 단기필마에서 그나마 벗어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성의도 없고 의지도 없는 국민을 향한 메시지가 답답하기만 합니다.

취임 초 매일같이 도어스태핑을 한다고 해 국민을 깜놀 시키더니, 이젠 기자 트라우마가 생겼는지 기자들을 만나지 않습니다.

하고 싶은 말만 하고 국민이 궁금해하는 기자의 질문은 받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누가 뭐라한들 혼자 말을 타고 '내 갈 길 내가 간다'는 생각으로 막 달릴 것 같아 걱정이 큽니다.

IMF 시절, 온 국민이 아이의 돌 반지까지 나라를 구하는데 내놓은 것처럼 소통하는 정치를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오만방자한 불통의 정치를 접고 국민에게 진정으로 잘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실천을 해야 합니다.

능력이 안되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수렴청정'이라도 해야 합니다.

조선시대 때도 왕의 가족이 잘못하면 귀양살이를 보내거나 무서운 형벌을 내렸습니다.

세상에 부부싸움은 해도, 부인을 아끼지 않는 남편은 없습니다.

자신의 부인만 감싸지 말고, 국민을 보듬고 감싸며 존중해야 합니다.

군림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한 가정의 귀한 자식이 군대에 가서 급물살에 휩쓸려 사망했는데, 진실을 밝히려고는 하지 않고 덮으려고만 하니 기가 막힐 뿐입니다.

알아서 하시겠지만, 못 들은 척 계속 고집부리면 오롯이 뒤집어쓸 일만 남습니다.

대통령은 이런저런 핑계로 야당 대표의 회담 제의를 여덟 번이나 거절했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국민의힘 3040 당선자들도 대통령의 불통 탈피와 야당과 협치를 주문하고 나선 상황입니다.

말로만 말고, 더 낮은 자세로 국민과 야당, 여당과 소통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쓴소리하는 참모를 곁에 두고, 공정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내뱉기 쉬운 '소통'·'국민 눈높이'·'민생'을 외치지만 말고, 전문가들의 말을 경청하고 실행하는 것만이 유일한 답입니다.

제발, 국민이 덩실덩실 춤출 수 있게 풍악을 울리는 협치를 기대해 봅니다.

"풍악을 울려라, 국민 모두가 춤출 수 있게~"

※ '신세계만평'은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풍자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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