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은 한국 정치사에 공룡 발자국을 남겼습니다.
조국혁신당은 어느날 갑자기 등장했습니다.
다수의 국민은 '저게 뭐여'라며 멍~하니 지켜봤습니다.
두 달도 채 안 된 57일 만에 제3당으로 12석을 차지하는 신화를 썼습니다.
그 비책이 뭐였을까 생각해보니 사실은 마땅한 이유였습니다.
조국혁신당의 주저 없는 또렷한 '선명성'과 답답한 가슴을 쓸어 내려주는 '명쾌함'이었습니다.
국민의 4년 묵은 정치권의 답답함을 한방에 뻥 뚫어버렸습니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기준이 다른 잣대로 재지 않고, 어떤 눈치도 보지 않고, 소신껏 앞만 보고 나가는 모습은 기성 정치에 대한 국민의 한을 풀어줬습니다.
조국의 훤칠한 키에 출중한 외모, 구성진 목소리로 주먹을 불끈 쥐고 개혁을 외치는 당당한 모습은 절로 감탄사가 나오게 했습니다.
시민들은 조국을 보면서 박수를 치고 홀짝홀짝 뛰면서 아이들처럼 좋아했습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180석에 도취해 인심 쓰듯 법사위 등 주요 자리를 양보하는 허세만 부리다가 4년간 허송세월을 보냈습니다.
그 사이 엉터리 정부와 함께 나라를 망가뜨리고 말았습니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맘에도 없이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운 것처럼, 민주당이 더 밉고 원망스러웠습니다.
많은 국민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제3당을 갈망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개혁적이며 혁신하는 새로운 당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멀쩡한 집을 놔두고 새로 집을 짓겠다면서 초라한 신당을 꾸렸습니다.
국민은 어이가 없어 이들을 째려보며 '흥칫뿡'을 해댔습니다.
그 사이 드라마처럼 내로남불 오명을 쓴 조국 전 장관이 파란불꽃을 피우며 종이호랑이 같은 신당을 창당했습니다.
국민은 팔짱을 끼고 '이게 뭐람'이라고 하는 사이에 천지개벽을 했습니다.
국민을 위한 정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정한 푸른모습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잔머리 굴리지 않고 솔직 명쾌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조국은 도륙을 당한 가족들을 생각하며 잠들지 못하는 수많은 밤을 지새우면서 법학자로서 돌파구를 찾은 것입니다.
문득 영화 '기생충'의 명대사인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가 떠올랐습니다.
이런 수많은 밤을 지새운 이유 때문인지, 대한민국에 희망의 푸른불꽃이 타오르는 것 같습니다.
국민의힘은 민주적 정당이라 할 수 없습니다.
당정관계가 수평적이지 못하고, 군사독재 정권 시절보다 더 독재적인 '입틀막' 조직이니 '패스'하겠습니다.
민주당이 조국당에 쇼크를 받았는지 입법독주라는 비판을 무릎 쓰고 정부·여당이 반대하는 5개 법안을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에 넘겼습니다.
쟁점법안인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과 채상병 특검법, 이태원 특별법을 21대 국회가 마무리되기 전에 매듭짓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입법독주라고 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윤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심판 정서가 컸기 때문입니다.
윤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을 더 이상 놔두고 볼 순 없는 형국이기 때문입니다.
대화라도 하자고 애원했지만 대통령은 들은척도 하지 않고 거부권만 행사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주요 상임위원회를 사실상 싹쓸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해가 되는 그럴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습니다.
21대 국회 초반에 부자 몸조심하듯 180석을 얻으니 아량인지 뭔지를 베푼 것입니다.
보기 좋게 뒤통수를 얻어맞고 어질어질 1당의 존재감을 잃었습니다.
두통이 심했는지 정신없이 헤매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지금의 망가진 대한민국이 된 것입니다.
이제부터 조국혁신당에 안방을 내준 호남 정치를 직격하겠습니다.
호남의 민주당 당선자들은 왜 조국혁신당이 민주당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았는지 생각이나 해봤는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아마 여의도행 표를 거저 줍다시피해 고민을 하지 않았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광주전남에서는 언제나 그랬듯이 하나마나한 싱거운 선거였습니다.
국민의힘이 수 십년 만에 광주전남 18개 전 지역구에 후보를 냈지만 귀에 박히는 정책도 없고, 인지도와 경쟁력이 없어 상대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저 두자리 수 표만 얻어 벼슬자리 하나 꿰차려는 꼼수 출마였기 때문입니다.
민주당 당선자들은 거저 얻은 국회의원 자리를 잘 지키려면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정치력'과 '행정력'이라는 쌍칼을 들고 말입니다.
언제까지 중앙정치 '꼬붕' 노릇만 할 것인지.
호남정치 재건을 위해 이를 악물고 와신상담해야 합니다.
그렇치 못하면 단명하고 맙니다.
국회의원의 연임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시민에게 원망만 하면 안됩니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대패하자 '도로 영남당'이 됐다고 집안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일면 부럽다는 요상한 생각이 듭니다.
민주당의 텃밭이듯 민주당의 뿌리는 호남이라는 말을 듣고 싶기 때문입니다.
최고령으로 최다득표를 한 박지원 당선인의 '목귀월래'를 예로 들겠습니다.
그는 과거 목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당시 김대중 대통령께서 이제 국회의원은 지역 활동도, 의정활동도 다 잘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기억했습니다.
1년 52주 중 50주 이상을 '금귀월래(金歸月來)'하라고 하셨고, 그 약속을 12년 동안 지켰다고 했습니다.
주말에 지역구로 내려와 지역 민생을 살피고 월요일에 국회가 있는 서울로 올라가 국정에 전념했다는 금귀월래.
이제는 지역구가 넓어 목요일에 내려와 민생을 두루두루 살피고 월요일에 상경해 나랏일을 챙기는 '목귀월래'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민주당의 뿌리가 호남이라는 명성을 되찾고, 지역 민생을 살피면서 나라 살림도 열심히 챙기는 그런 선량으로 18명 모두 무럭무럭 자라는 꿈나무가 되기를.
※ '신세계만평'은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풍자하는 글입니다.